제주 솔숲 재선충과 전쟁 중
5월부터 ‘유충활동’ 땅.하늘서 ‘방제 大戰’
오늘 60週年 식목일...
제주 솔숲 재선충과 전쟁 중
작년말 첫 발생...올 1월까지 23그루 감염
지난달 항공예찰땐 ‘이상 징후’ 관찰 안돼
사철 푸르러야 할 소나무들이 생사의 기로에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식목일을 제정한 지 60주년이 된 올해 제주의 수많은 소나무들이 재선충 병이라는 이른바 ‘소나무 에이즈’라는 복병 앞에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뒷짐을 지는 사이에 중앙 정부 역시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의 ‘선례’를 보면서도 말 그대로 물 건거 불구경으로 일관하다가 뒤늦게 재선충 방제 예산을 대폭 늘리고 국회도 소나 무재선충 방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과의 전쟁 승패에 제주 산림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사율 100%의 소나무재선충은 이미 일본의 소나무를 전멸시키다 시피 했다.
소나무 재선충은 중국에서도 남한 전체의 산림 면적만한 솔숲을 잡아 먹었다.
△제주는 지금
소나무 재선충은 제주지방에선 지난해 10월 하순 제주시 오라동 소재 오라골프장 인근 소나무 밭에서 15그루가 발견됐다.
이후 소나무 재선충은 노형동 한라수목원 인근 광이오름 주변으로까지 번지면서 3월말까지 모두 23그루가 최종 재선충으로 판명됐다.
제주지방의 소나무 재선충은 제주시 지역에서만 예찰됐으며 나머지 지역은 아직 재선충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시는 재선충 확산이 우려됨에 따라 지난달 25일 산림청 헬기를 동원, 항공예찰을 실시했다.
그 결과 추가로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발견하지 못했다.
제주시는 지난해 재선충 감염목 발견 후 지금까지 재성충에 감염이 의심되는 소나무와 고사목 등 모두 914그루를 소각처리 했다.
△전국은 지금
우리나라에는 1988년 일본에서 건너와 부산에서 처음 발견된 후 1997~98년 함안·진주 등 경남으로 번진 데 이어 2000년에는 중 부 내륙지방인 울산시 울주군까지 북상했고 2001년에는 전남 목 포, 2004년에는 제주, 포항 등으로 급속히 확대됐다.
1988년 국내 최초로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했던 부산 지역은 병해충을 초기에 근절하지 못해 감염 면적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 되고 있는 것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의 전국 피해면적은 1996년까지 233㏊에 불과 했으나 2004년말 현재 전국 38개 시·군 1만7000㏊로 증가했고 60만 그루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전쟁’은 이제부터
재선충은 목재에 기생하는 지렁이 모양의 벌레라는 뜻.
크기가 1 ㎜내외이며 1쌍이 20일만에 20만마리가 되는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하는 소나무재선충은 솔수염 하늘소라는 곤충의 몸에 살면서 이동, 소나무에 침입한 뒤 수분 이동 통로를 막아 수개월 내에 고사시키는 치명적인 해충이다.
현재까지 치료약품이 개발되지 않은 소나무 재선충은 통상 5월부터 나무에서 나와 활동을 시작한다.
6~7월에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이며 재선충 활동이 마무리되는 10월께부터 감염목에 대한 확인이 가능하다.
산림당국은 재선충병이 활동을 시작하는 내달부터 지상과 하늘에서 대대적인 재선충 방제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래저래 60주년 식목일을 맞이하는 제주의 산림이 생사의 고비에서 버거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