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행정시장, 令이 서지 않는다

2014-01-13     제주매일


도지사-행정시장의 영(令)이 제대로 서지 않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5급 사무관 간부 공무원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 됐다기에 하는 얘기다. 이 공무원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53%였다니 위험 운전을 한 셈이다.
도지사와 각 행정시장은 2012년 제주도 청렴도가 전국 꼴찌를 차지한 이래 이를 만회코자 기회 있을 때마다 공무원들에게 청렴을 강조해 왔다. 심지어 결의대회까지 열었다. 그리고 서귀포시에서, 제주시에서 계속 음주운전 공무원이 적발되자 “절대로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에도 제주도는 청렴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신년 벽두에는 제주시 사무관 급 공무원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는 수모를 당했다. 그것도 제주시가 “청렴 공직문화를 조성하겠다”고 공식 발표한지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어서 영(令)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최근 들어 상층부의 영이 서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는 뭐니뭐니해도 전 서귀포시장 ‘한동주 게이트’다. 오죽했으면 사건이 일어나자 마자 사실 조사도 생략한채 ‘즉각 직위해제 조치’를 취했겠는가. 최근에는 직원의 공금횡령을 눈감아준 상급자가 감사위로부터 징계 요구를 당하는 충격적인 일까지 벌어졌었다. 이러다가는 올해도 청렴도 전국 하위권 탈출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도지사-행정시장들이 영이 서지 않은 다고 그 탓을 과장 이하 하위직 공무원들에게만 돌릴 것인가. 우선 영을 세우려면 그 영을 발(發)하는 상층부의 자세부터 바로서야 한다. 특히 6.4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아랫물은 윗물이 맑아진 다음에야 청정해 진다. 상층부는 자신들의 영이 서지 않은 이유부터 찾아내 바로 잡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