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잘 모르는 자동제세동기 소재지
道, 공공기관·다중이용시설 등 1029대 운영
설치 지역 홍보·안내 미흡해 ‘무용지물’ 전락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심정지 환자 소생률 향상을 위해 공공기관과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자동제세동기(AED)’가 무용지물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행정의 홍보 부족으로 설치돼 있는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이 상당수인 데다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 표지판 조차 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사업비 10억2000만원이 투입, 유동 인구가 많은 공공기관과 다중이용시설에 자동제세동기가 설치됐다.
이에 따라 3년간 설치된 자동제세동기는 2010년 44대, 2011년 153대, 2012년 832대 등 모두 1029대에 이르고 있다.
자동제세동기는 심장 박동이 멈추고 산소 공급이 중단될 때 자동으로 환자의 심장 상태를 분석, 필요에 따라 전기 충격을 가해 심장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설계된 의료 장비를 말한다.
제주도는 자동제세동기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교육을 받은 인원은 2011년 1761명, 2012년 2213명, 지난해 3115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심정지 환자들이 신속하게 응급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설치해 놓은 자동제세동기가 행정의 홍보 부족에다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 표지판 조차 없는 곳이 많다 보니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날 제주도청과 제주도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만난 시민 12명 중 자동제세동기를 알고 있는 사람은 단 2명에 불과했다.
진모(38·제주시 용담2동)씨는 “자동제세동기가 설치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설치만 해놓고 제대로 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사용법도 잘 모르는데 실제 응급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설치돼 있는가 하면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 표지판을 갖추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자동제세동기가 설치된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정확한 위치나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도 적잖은 실정이다.
때문에 자동제세동기가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행정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은 물론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동제세동기 관리자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것은 물론 홍보 활동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