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끼 키우겠다며
“한 반 42명 특기사항 똑같이 기재”

일부 중·고교 학생부 기입 ‘천편일률’
도교육청 감사결과 대거 ‘주의’ 조치

2014-01-08     문정임 기자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제주도교육청이 ‘꿈과 끼를 키우는 창의·인성교육’을 주요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창의교육에 그만한 정성을 들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이 2010년 12월 이후 일부 학교의 운영전반에 대해 감사한 결과,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대다수가 동일한 내용으로 기재돼 학생들의 개별 특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학교는 ‘창의재량 활동’ 시수도 기준에 부족하게 운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시 A중학교는 2012학년도 2학년 4·5·6·7·반 학생 다수의 학생부 동아리 활동 내용을 반별로 동일하게 기재했다. 여기에 서귀포 지역 B고교는 2012학년도 2개 반 72명의 학생, 제주시 C고교는 2011학년도 3학년 5반 42명 학생 전체에 같은 내용을 기입했다. 제주시 D여중은 2011학년도 1학년 전체, 2012학년도 2학년 학생 전체의 진로활동을 모두 같게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부를 통해서는 학생들의 참여도나 활동 의욕·태도 변화 등 개인별 특성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교과 담당교사가 개별 학생에 대해 상담·권고한 내용도 학생부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현행 초·중등교육법 제25조와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교육부 제205호)에는 학생부의 ‘특기사항' 학급 담임교사나 특별활동 담당교사가 누가(累加) 기록한 자료를 토대로 학생들의 활동 상황을 구체적인 문장으로 기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함께 일부 학교에서는  ‘창의재량활동’ 수업 시수도 부족하게 운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시 E중학교의 경우 ‘제주도 중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에 따라 3학년 창의적재량활동에 34시간을 배정해야 함에도 절반인 17시간을 운영하는데 그쳤다. 제주시의 또다른 중학교 2곳도 비슷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교육청 김병호 감사관은 “학생부 비교과 활동이 대입 등에서 점차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지침 준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관계 부서에 처분 결과를 전달해 향후 정책에 반영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