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빼돌린 어린이집.유치원 무더기 입건

2014-01-02     고영진 기자

[제주매일 고영진 기자] 보육교사를 허위로 신고해 보조금을 빼돌리고 특별활동비를 부풀려 학부모들의 주머니를 턴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도내 어린이집 30곳과 유치원 3곳에서 보조금을 빼돌리거나 특별활동비를 부정 수급한 혐의(사기 및 영유아보육법 위반)로 원장 등 운영자들을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이번에 입건된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1000만원 이상을 빼돌린 시설들로 1000만원 이하까지 포함할 경우 위반 시설이 92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에 입건된 시설에서 빼돌린 금액은 보조금 2억1000만원과 특별활동비 5억4700만원 등 모두 7억5700만원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서귀포시에 있는 H어린이집 원장 김모(49.여)씨는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실제 고용하지 않은 보육교사와 운전기사를 고용한 것처럼 허위로 신고해 서귀포시에서 인건비 보조금 5389만원을 지원받아 편취했다.

또 김씨는 2005년 1월 H어린이집 인근에 J어린이집을 별도로 설치해 운영하다가 2008년 8월 원생이 한 명도 없게 되자 폐원신고를 하지 않고 보육통합정보시스템에 H어린이집 보육교사 1명과 원생 7명을 J어린이집 교사와 원생으로 허위 등록해 2009년 4월까지 인건비와 보육료 등 4764만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어린이집 6곳은 실제 고용하지 않은 운전기사와 취사인력을 고용한 것처럼 속이거나 구입하지 않은 교재 교구와 식자재 등을 구입한 것처럼 속여 보조금 1억856만원을 지원 받았다가 적발됐다.

제주시 소재 J어린이집 원장 김씨(41.여)씨는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영어 특별활동비 1만4263원을 2만원으로, 과학 특별활동비 4000원을 5000원으로 부풀려 납부통지서를 학부모 90여 명에게 발송해 수납 받고 공급업체에 전액 송금했다가 차액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1664만원을 빼돌렸다.

다른 어린이집 29곳도 같은 수법으로 특별활동비 5억3036만원을 부정으로 수납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시설을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통보, 보조금을 환수토록 했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000만원 이하를 편취한 시설에 대해서는 다른 지역의 처벌 수위를 보며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처리할 방침”이라며 “앞으로 관계기관과 협의해 수사를 합리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