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투어리즘 시대의 공동체 기반 (Community-based) 축제
제주관광역사상 2013년은 주목할 만 한 일들이 많은 해이다. 2013년 11월 말,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연인원 1천만 명을 넘어섰고 그 중 외국인 관광객 수만 2백만 명이 넘는 괄목할 만한 양적 증가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성과가 있기까지는 국제 접근성 확충 전략의 추진 (항공직항노선은 57개, 크루즈는 187회?38만명), MICE 산업의 전략적 육성, 5개 지역사무소 개설을 통한 대중국 공략 추진, 그리고 환대 서비스 개선을 위한 ‘튼튼한 관광제주 만들기’ 프로젝트가 한 몫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아시아권내 크루즈 기항지 1위 및 국제회의도시 아시아권 6위 (세계22위) 등 국제적으로 제주브랜드 가치가 상승하였고 관광 수입증가, 1차산업 생산물의 도내 소비율 증대, 관광업계 비수기 감소, 환전 실적 증가 등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었다고 도는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에도 역량을 투입해 나가야한다고 한다. 최근 중국의 여유법 시행(2013년 10월)은 기존의 대중국 공략을 위한 전략의 변화 뿐 만 아니라 중국인 대상 국내 인바운드 시장 변화에 발빠른 대처 또한 요구하고 있다. 밖으로는 중국과 일본이라는 기존 핵심시장을 유지하면서 제주관광의 해외영토 확장 노력도 경주해야하고 안으로는 마이스(MICE), 골프, 승마, 웨딩, 의료 등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상품을 키우겠다는 의지도 표명되고 있다.
관광 목적이나 관광활동 유형에 따라 다양한 관광 상품들이 개발될 수 있겠지만 마을 고유의 문화에 근거한 공동체 기반(community-based) 축제들이 관광 체계 내에서 제대로 융?복합되면 좋은 상품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많지는 않으나 최근 우리 주변에서 이러한 시도들이 관찰되고 있는데, 반가운 일이다.
지난 10월, 선흘2리에서는 힐링이라는 주제의 ‘거문오름 휴휴(Hue?休)페스티벌’이 개최되었었는데, 거문오름이라는 자연자원을 가진 이 마을은 향토자원을 활용한 ‘블랙푸드’를 가지고 축제에 적극 동참함으로서 향후 마을 기반 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오는 30일, 김녕마을은 지질문화축제인 ‘돗제’를 연다고 한다. 이 축제에서 제주문화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 화산섬 제주의 지질적 특성은 돼지 한 마리를 제물로 올리는 무속의례인 ‘돗제(豚祭)’라는 마을의 독특한 풍습과 만난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의인 돗제에 돼지를 잡아 나누는 제주 풍습인 돗추렴 행사도 더해진다고 한다. 마을을 소개하는 탐방길 운영에는 마을 청년들이 참여하고 도내 한 관광사업체가 출시한 ‘세계지질여행과 김녕리 전통문화탐방’이라는 여행상품도 이러한 마을의 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메가 투어리즘 시대, 제주의 마을들이 주목받고 있다. 마을이, 마을 축제가 하나의 관광 매력물로 거듭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이 경주되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마을 공동체 스스로 자신들의 문화를 재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여러 과정에서의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제주의 마을과 마을 축제에서 진짜 제주와 조우하는 순간을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