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1리 작은 오두막 “농부의 아침”
2013-12-17 제주매일
그러나 우리가 삶을 살면서 성공한 자산가처럼 한 번에 몇 억씩 기부를 하는 것만이 나눔을 실천하는 삶일까에 대해서는 한번은 다시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조수리 한적한 시골 도로를 자동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무인 사랑의 농산물”이라는 조그만 오두막을 발견하게 된다. 누가 만들었는지 아기자기하게 만든 오두막은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다가가게 하는데 거기에 보면 “이곳에서 판매하는 농산물은 생김새와 모양은 미운 못난이이지만 조수리 청년들이 직접 재배하는 안전한 농산물입니다. 수익금 전액은 한경면내, 소년.소녀 가장을 돕는데 쓰입니다.” 라는 글귀와 가판대 위에 놓여 있는 몇 가지 채소와 과일들이 눈에 보인다. 가격도 한 봉지에 천원 매우 저렴하다. 이곳은 뜻있는 조수리 청년회원 몇 명이 모여 자신들이 경작한 과일과 채소를 무인 판매대에서 팔고 그 수익을 지역 소년소녀가장 6명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남은 수익 전액은 연말 어려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익명의 독지가들처럼 많은 액수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시골 청년들의 조그마한 움직임이 시골의 한 마을을 변화 시키고 있다. 조수리마을에서는 베스트마을 특화 사업으로 “농부의 아침”이라는 농산물 무인 직거래 장터와 문화 공간 활용을 통한 도.농 교류마을 조성하여 농산물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고 농부들이 직접 경작한 농산물을 판매하여 지역 소득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수익의 일부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착한 조수리 청년들의 착한 마음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농부의 아침”을 방문해 보면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수리 청년들이 마을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향토자료 전시관과 농산물 수확 체험, 돗곶 연못관람 체험, 트랙터 체험 등 각종 볼거리, 즐길거리도 풍부해 새로운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2013년도 12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작은 배려와 선행이 또 다른 가치있는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보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자그마한 일, 그냥 지나쳐버리는 사소한 관심과 배려가 누군가에겐 큰 감동과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나비효과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