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명성 표리부동 개발이익 환원
1978년 8월 제주지역 최고의 관광지를 꿈꾸며 첫 삽을 뜬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올해까지 26년간 부침을 거듭해온 중문관광단지는 2005년말 기반시설공사 완공을 앞두고 있다.
지금 완공시점을 앞두고 개발주체인 한국관광공사의 개발이익의 지역내 재투자가 서귀포 지역의 첨예한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서귀포시는 중문관광단지 동부지구 토지매각대금을 미악산 일대 제2관광단지 조성사업에 재투자해 줄 것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관광공사 사장이 공석, 지금 이 문제는 논의가 중단된 상태로 어떻게 변화될지 아무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동부지구 토지를 중문골프장과 패키지화해 매각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시점에서 개발이익의 역외유출 방지에 따른 재투자가 관심사인 것이다. 또한 토지분양 완료를 시점으로 관광공사 제주지사의 존폐문제도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문관광단지를 지켜보는 도민사회의 시각은 예사롭지 않은 게 현실이다.
화려한 변신 이면에 점찰된 주민의 삶의 터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제주관광의 대명사’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1978년 1, 2단계로 나눠 중문.색달.대포동 일대 약 108만평에 조성된 중문관광단지에는 특급 관광호텔을 비롯 동양 최대의 여미지식물원, PGA 대회를 유치할 정도로 유명세를 탄 중문골프장,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중문관광단지가 오늘날과 같은 화려한 명성을 얻는데는 그만한 댓가가 있었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궤도였던 ‘성천포마을’이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또 그들의 경제기반이었던 감귤원이 사라지는 등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기도 했다.
지역 주민의 아픔이 녹아있는 중문관광단지 개발은 올해로 26년째. 강산이 두 번 변해도 한참 변한지 오래다.
특히 중문관광단지는 올해말 각종 기반시설공사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토지분양에 따른 개발이익의 지역내 재투자 문제가 지역 최고의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관광공사 제주지사 관계자는 “아직 토지매각대금의 정확한 사용처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 “서귀포시가 추진하는 미악산 일대 제2관광단지 조성사업에 재투자하는 방침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나 이 역시 전임 사장때의 상황일 뿐 현재 사장이 공석이기 때문에 어떠한 결정도 내린 것이 없다”고 말했다.
만자유치 지지부진
중문관광단지 2차 지구내 종합위락단지개발사업 의사를 밝힌 업체들이 지난해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이후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가 없는 상태다.
제주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가 중문관광단지 2차지구내 종합위락단지 6개 필지, 48만1600여㎡를 대상으로 지난해 3월 29일부터 31일까지 입주 희망업체를 공모한 결과 ㈜다이아몬드(대표 송경조), ㈜조니(대표 조원태) 등 2개 업체가 응모했으나 자본 조달계획이 불투명하고 토지 매입 가능성도 적어 모두 부적격자로 판정됐다.
특히 2003년 2월 종합위락단지 입주적격자로 지정된 미국 스타크 컴퍼니즈 인터내셔널(SCI)사가 투자예치금 1000만 달러를 예치하지 않아 지난 2004년 2월 입주적격자 지정에서 해제된 데 이어 이들 업체마저 부적격자로 판정됨에 따라 중문관광단지 2차 지구 종합위락단지 개발사업은 그 이후 가시적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이 문제는 서울에서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고 있는만큼 어떤 방법으로든지 투자유치는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실적 저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국관광공사가 국회 문화관광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중문관광단지 건설을 위해 계획된 총투자비 규모는 1조8084억원. 이 중 실제 투자된 금액은 45% 수준인 8164억원에 그쳤다.
중문단지는 1단계(1978∼2005년)와 2단계(1985∼2005년)로 나눠 108만평의 부지에 각종 공공시설과 숙박시설, 상가, 골프장, 관광식물원, 컨벤션센터 등을 시설한다는 계획아래 현재 숙박시설을 비롯 상가시설 10곳, 운동·오락시설 4곳, 휴양·문화시설 21곳, 공공편익시설 16곳 등이 들어서 있다.
한국관광공사측은 중문단지 개발에 따른 효과로 입주업체 고용인원 2457명 가운데 75%인 1842명이 제주 출신으로 고용돼 연간 450억원의 근로소득 수입이 창출되고 서귀포시 지방세의 40%인 50억원을 지방세로 납부하고 있다고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005년말까지 끝날 예정인 단지 개발계획 중 1단계는 투자계획 8278억원의 62%인 5139억원이 투자되는 데 그쳤고, 2단계 계획도 9806억원 중 31%인 3025억원만이 투자된 상태다.
제주지사 존속과 개발이익 지역환원 어떻게 돼나
중문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따른 시설기반공사가 현재 99%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시설기반공사 마무리에 따른 토지분양이다. 이게 마무리되는 시점과 관련,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의 존폐 및 막대한 개발이익의 제주 환원 여부가 최고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1978년부터 중문단지 108만평에 대한 개발사업에 착수, 2005년까지 기반시설공사와 토지 분양 등의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문단지 개발사업에 따른 순수익금(추정액)은 1단계 128억2100만원, 2단계 278억500만원 등 406억2600여 만원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다 골프장 매각시 손익금 712억1000여 만원을 포함하면 개발이익이 11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이익 추정액은 수익금에서 조성원가와 사업손익, 각종 조세 공과금을 제외한 금액이다. 이를테면 1단계 사업의 개발이익은 수익금 848억7900만원(토지분양 수입 651억8000만원, 기타 수입 196억9900만원)에서 조성원가 596억4000만원(토지 매입 58억4900만원, 개발투자 336억9000만원, 관리 운영 201억100만원)과 사업손익 252억3900만원, 조세 공과금 124억1800만원(특별부가세, 법인세, 개발부담금) 등을 제외한 이익금이다. 이를 사실화할 경우 실제 순수익이 1118억여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토지분양 완료에 따른 중문단지개발사업이 마무리될 경우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 조직은 물론 막대한 개발이익이 역외로 유출될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서귀포시는 이를 감안, 한국관광공사에서 개발이익을 미악산 일대 제2관광단지 조성사업에 재투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근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부침을 겪으면서 국제적 종합관광휴양지로 자리매김한 중문관광단지는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과 지방세수 증대에 기여함은 물론 각국 정상들의 정상회담장소와 PGA등 세계유명골퍼들이 찾았던 세계 평화의 메카로서도 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 깔려진 막대한 개발이익의 지역내 환원은 아직 풀어야할 과제로 남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