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청망청’ 대신 ‘이웃사랑’ 송년회 눈길
한라팔공회, 3년째 김장나누기 행사에 '훈훈'
지난 1980년 도내 16개 고등학교 입학 동기들의 모임인 ‘한라팔공회’는 오는 7일 제주시 도두동 한 식당에서 술에 취해 비틀대는 송년회 대신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김장 담그기 행사를 열기로 했다.
김원창 회장은 “연말 술 마시고, ‘흥청망청’ 돈쓰고 몸 버리는 송년모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며 “어느덧 3회째를 맞았다. 김치를 통해 어려운 이웃과 정을 나누면 보람도 있고 연말 연초가 행복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애월읍을 시작으로 지난해는 구좌읍에서 이웃 사랑을 실천한 회원들은 올해 담근 김치는 서귀포시 안덕면 지역 독거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복지시설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80년 입학동기답게 회원수도 80명. 이들은 이날 400포기(400만원 상당) 김치를 직접 담글 예정이다. 일부에서 회원 모두가 남성이다 보니 양념이며, 김치를 잘 담글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회원 중에는 식당을 운영하는 전문 요리사가 포함돼 있고, 그동안의 노하우도 쌓여 이들의 김치 맛은 일품으로 소문이 났다.
최근에는 남편들의 선행에 참여하려는 부인들도 늘고, 자원봉사자들도 더해져 김장이 한결 수월해 졌다는 후문이다.
행사에 들어가는 예산은 모두 자체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 재정적 어려움도 있지만 어렵고 힘든 시절 자신들을 길러준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면서 온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김치를 먹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고려해 화학조미료 대신 천연재료를 사용하는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만들어진 김치는 안덕면(면장 김창운)에 전달, 사전에 협의된 대상자의 가정을 방문,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