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儒林 구국정신 재조명 돼야
대한제국 외교권을 박탈당한 을사조약(乙巳條約)의 원흉들을 단죄하려 했던 제주 12유림의 구국정신을 기리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비록 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다행한 일이다.
제주시 오라동 조설대(朝雪臺) 경모식 추진위원회는 12월 1일 이응호 등 제주 유림(儒林) 12인의 구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1회 제주 오라 조설대 집의계(集義契) 12광복의사 경모식(敬慕式)을 거행한다고 한다.
대한 제국은 1904년(光武 8년) 한일의정서(韓日議定書)를 체결, 일본의 보호국이 되더니 1905년(광무 9년)에는 일본과 을사조약을 맺어 우리의 외교권까지 완전히 박탈당하고 말았다. 이 조약은 5년 뒤인 1910년 한-일 합병조약으로 이어져 대한제국은 통치권을 빼앗기고 일제(日帝)의 식민지가 되었다.
초야(草野)에서 선비 생활을 하던 이응호 등 젊은 유림 12인은 한일의정서가 체결되자 국운이 기울어지고 있음을 깨닫고 ‘문연 서당’에 모여 의거(義擧)를 결의하고 집의계(集義契)를 결성했다. 그리고 1905년 을사조약 체결 때는 제주시 오라동 조설대에서 “조선의 치욕을 설욕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역사의 현장 조설대는 2010년 국가지정 현충시설로 지정 됐으나 12유림이 ‘집의계’를 결성, 구국 충정을 불태웠던 사실은 1백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제대로 조명되지 않아 안타깝다.
한일합병 이전 한일의정서 체결 때부터 제주에서 항일 운동이 있었다는 것은 제주 항일운동사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제1회 오라동 조설대 집의계 12광복의사 경모식’을 계기로 이들의 우국충정이 새롭게 조명되고 그 정신이 이 시대에 되살아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