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데뷔 리디아 고 "엄마 카메라 사줘"
LPGA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서 공동 21위 '무난'
2013-11-25 제주매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최종전인 타이틀홀더스 4라운드를 마친 '천재소녀' 리디아 고(16·뉴질랜드)의 목소리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 무대였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이다. 리디아 고는 "15등 안에 들 것"이라고 밝혔지만 24일(현지시간) 마지막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는 데 그치면서 4언더파 284타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그는 경기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15등을 목표로 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번 대회 목표 중 하나가 더블보기를 안 하는 것이었는데 3개나 했다"며 "첫 대회라서 배우는 자세로 나왔고 부담도 느끼지 않았지만 생각한 대로 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도 썩 어렵지 않았다"며 "다만 버뮤다 잔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리디아 고가 실망스럽다는 자평을 내놓은 반면 주변에선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리디아 고와 후원 계약을 검토 중인 한 매니지먼트 회사 관계자는 예전에 등장했던 이른바 '슈퍼 루키'들과 비교하면 매우 잘한 것이라며 "오만 군데에서 리디아와 계약에 관심을 보이고 나섰다"고 귀띔했다.
타이거 우즈(38)는 1996년 밀워키오픈에서 공동 60위를 기록했고 미셸 위(24)는 2005년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경기규정 위반으로 실격했다.
알렉시스 톰프슨(18)은 2010년 숍라이트클래식에서 컷 탈락했다.
리디아 고는 "내가 잘한 것인지 못 한 것인지 모르지만 일단 모든 게 끝났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며 "내년에 얼마나 많은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후원 계약에 관련해선 "돈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내년 첫 대회인 바하마클래식 전까지 스폰서가 정해질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골프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새해 선전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받은 첫 상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 묻자 "엄마가 카메라를 하도 안 사줘서 이번에 카메라를 사고 싶다"며 "좋은 카메라를 사면 원하는 걸 마음껏 찍을 수 있고 더 좋은 성적도 낼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리디아 고의 어머니인 현봉숙 씨는 "작년에 100만원 짜리 삼성 카메라를 샀는데 더 좋은 걸 사고 싶어한다"며 "사진에 관심이 많고 고등학교에서도 사진 과목을 들어서 더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회복 훈련을 한 뒤 28일 대만으로 떠나 스윙잉스커츠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는 "내년에 본격 투어에 나서면 연습시간이 없을 것"이라며 "시간이 있을 때 더 열심히 하고 대회에 나가면 즐기면서 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