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빨리 가족들을 만나고 싶어요”
대한적십자사·한국공항공사, ‘다문화가정 모국 방문’ 지원
2013-11-21 김동은 기자
6년 전 필리핀에서 제주로 시집온 이후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친정을 한 번도 찾지 못한 에바할리칙(29·여)씨는 고향으로 떠날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다.
초아적십자봉사회(회장 김은하)가 에바할리칙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제주적십자사에 알리면서 대한적십자사와 한국공항공사의 ‘다문화가정 모국 방문’ 프로그램에 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에바할리칙씨는 남편, 두 자녀와 함께 21일부터 30일까지 9박10일 동안 고향을 방문해 가족들을 만난다.
에바할리칙씨는 6년 만에 고향땅을 밟을 수 있어 기뻤지만 최근 필리핀을 휩쓴 태풍 하이옌 소식을 듣고 부모님 걱정에 한숨도 편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태풍 피해 직후 부모님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 주민과 가까스로 연락이 닿아 집은 모두 부서졌지만 다행히 부모님이 언니 집으로 피신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에바할리칙씨의 남편은 “필리핀 태풍 피해 소식을 듣고 아내가 부모님을 걱정하며 힘들어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고향 방문에 도움을 준 적십자사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와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2년간 모국 방문의 경험이 없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모범적으로 생활하는 다문화가정에게 모국 방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