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화장품 이야기

2013-11-13     제주매일

 

2013년 역시 서울 명동은 중국인 관광객이 점령했다. 그들 중 일부는 급성장 중인 경제력을 자랑이라도 하듯 명동 화장품 매장을 돌며 싹쓸이 쇼핑 중이다. 가방에 넘치듯 담긴 화장품을 자랑스럽게 인터뷰하는 중국인을 보면서 한류 열풍의 진정한 수혜자는 국산 화장품 회사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경기를 타지 않는 제조업이 있다. 경기불황으로 씀씀이를 줄일 때도 이것만은 꼭 구입해야 한다. 눈치 챘겠지만 바로 화장품이다. 국산 화장품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국.내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류라는 말이 없던 시절, 외국산 화장품은 당시 젊은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드라마와 영화로 시작된 한류 열풍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꺾이기는커녕 그 영토를 전 세계로 넓히고 있다.

지금 지구촌을 들썩이게 하는 문화 첨병은 “아이돌”과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한국 가요다. 그 결과 한류에 열광하는 동남아 여성들에게 한국산 화장품은 로망으로 통한다.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최근 화장품에 문외한이었던 필자에게도 화장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주최하는 화장품 세미나에 참석하면서부터다. 한라산 자생 버섯을 활용한 기능성 화장품 연구가 현재 제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화장품이 세상에 나와 소위 대박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니즈(needs)를 충족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제품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또한 제품의 이미지는 원료, 생산지, 스토리가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제주산 화장품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제주의 이미지를 활용하고 한라산 자생 식물의 이야기가 곁들여지고 결정적으로 제주라는 청정지역에서 만들기 때문이다.

한라산은 자원의 보고다. 연구 기록이 없는 미지의 식물종이 너무나 많다. 한라산 식물로 만든 화장품이 소비자의 필수품이 되는 미래를 꿈꿔본다. 그래서 화장품 매장에서 제주산 화장품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품절되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