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전쟁 희생 학도병 위령탑 제주로 옮겨진다
Let's Peace 한일공동기구, 지난 3일 기자회견 열고 추진
[제주매일 고영진 기자] 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에 강제 징용됐다가 희생된 학도병들의 넋을 기리는 비석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제주로 옮겨진다.
‘Let's Peace 한일공동기구’는 지난 3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출범식을 갖고 한일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한국인 위령탑 제주 이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위령탑은 일제에 강제 징용돼 오키나와로 끌려가 희생된 한국인 학도병들을 추도하기 위해 1975년 8월 오키나와 마부니 평화공원에 세워진 것으로 위령탑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3년 12월 쓴 ‘韓國人慰靈塔’, ‘大韓民國 大統領 朴正熙’란 글이 새겨져 있다.
한국인 위령탑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지휘관이던 후지키 쇼겐(90)씨가 조선인 학도병 740명의 넋을 위로하려고 모금활동을 벌여 12년 만에 건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Let's Peace 한일공동기구’는 한국인 위령탑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로 이전, 제주국제평화공원(가칭)을 조성하기 위해 한일 공동추진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한일 공동추진위원회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정치, 경제, 교육, 사회, 문화예술인 등 각각 50명씩으로 구성됐으며 초대 한국추진위원장은 장정언 전 제주4·3평화공원 이사장이 맡았으며 일본측은 하기노 코키 일본 동북복지대학장이 맡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후지키 쇼겐씨가 참석해 오키나와 한국인 위령탑 조성 경위와 제주로 이전해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했다.
후지키 쇼겐씨는 “당시 학도병들은 이곳에서 죽더라도 혼이라도 꼭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간절히 소망했다”며 “이번 오키나와 한국인 위령탑 제주이전사업의 시작은 한일간의 새로운 화합과 평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Let's Peace 한일공동기구’ 관계자는 “제주국제평화공원을 세계인에게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열린 휴식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 꾸며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물론 아시아 청소년들의 국제적 교육과 문화 교류 활동의 공간이 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