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는 농업말살…결사반대"
제주농업인들, 31일 탑동서 대규모 궐기대회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인단체협의회(회장 고문삼)와 제주농협운영협의회(의장 김성범 중문농협조합장)는 31일 오후 2시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제주농업인 수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중FTA 중단 제주도 1차산업 생산자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서 농업인들은 “국민적 합의 없이 추진하는 한.중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농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농정 현안에 대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농업인들은 “한.중FTA가 체결될 경우 향후 10년간 제주농업소득 감소액이 최대 1조5787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라면서 “농업개방과 예속경제를 강요하는 한.중FTA는 망국의 지름길이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 없는 협상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외쳤다.
제주농협협의회 김성범 의장은 “한.중FTA는 한.미FTA나 한.유럽연합(EU)FTA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한.중FTA가 체결될 경우 제주농업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초대형 태풍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장은 “한.중FTA로 수입개방 빗장이 열릴 경우 제주농산물은 설자리를 잃고, 제주농업인은 삶의 터전을 상실하게 된다”면서 “농업인들이 마음놓고 영농에 종사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함께 어우러져 살아 갈 수 있도록 정부는 한.중FTA를 중단하고 농업 회생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인단체협의회 고문삼 회장도 “중국 농산물은 이미 한국 농산물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데, FTA로 관세장벽마저 무너지면 한국농업의 붕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전제, “벼랑 끝에 내몰린 농업인들의 생존권과 제주농업의 활로를 위해 한.중FTA는 기필코 막아낼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피력했다.
제주의 지주산업인 감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강희철 제주감귤연합회장은 “중국은 우리 감귤 생산량의 43배에 달하는 2645만t을 생산하면서 세계 시장을 저가로 공략하고 있다”며 “FTA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해도,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까지 내주면서 추진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농업인들은 또 ▲면세유 영구화 ▲1차 산업 시설 산업용 전기의 농업용 전환 ▲종합 직불제 시행 ▲ 농어업 부문 조세감면 연장 등 13개항의 대정부 건의문도 채택했다.
대회에 참가한 농업인들은 수입농산물을 불태우는 화형식을 갖고 한.중FTA 반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