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고치려다 병들게 하는 國立大 병원
국립대학 병원들을 찾은 환자들이 도리어 다른 병까지 옮기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국회 박성호 의원이 확보한 국감(國監)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전국 국립대 병원에서 발생한 이른바 ‘병원 내 감염’이 1701건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국립대학병원조차 안심하고 출입하지 못할 판이다.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울대학병원의 경우도 최근 5년간 ‘병원 내 감염’이 729건이다. 국립대학 병원 중 ‘병원내 감염’이 가장 적다는 충남대학교 병원도 같은 기간에 57건이 발생했다. 수혜지역(受惠地域)이 상대적으로 좁은 제주대학 병원은 어떤가. 충남대학 병원보다 훨씬 많은 72건이나 된다. 감염 된 병의 종류도 폐렴-요로감염-혈류 감염 등 다양하다.
‘병원내 감염’의 원인이야 뻔하지 않은가. 각종 의료기구의 소독 미흡, 의사-간호사 등 병원 종사자들의 청결 소홀, 병실 등 병원 내부 환경의 불량 등등 세균이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대 병원들의 ‘병원 내 감염’실태가 이러한데 하물며 전국의 민간인 의료시설들이야 더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의사 등 의료인들이 환자의 생명줄을 붙잡고 있는 ‘인술적존재(仁術的存在)라면 병실 등 병원 안팎의 환경은 환자를 보호해 주는 ‘보호막’이다.
전국의 ‘병원 내 감염’이 이토록 심각한데 정부 당국은 이를 보기만 하면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대학병원이든, 민간 병원이든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정부는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의료선진국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