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관광지.숙박시설 웹 접근성 '낙제'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실태 조사서 주장...이중섭미술관 유일 A등급

2013-10-30     고영진 기자

[제주매일 고영진 기자] 제주도내 관광지와 숙박시설 사이트 대부분이 ‘웹 접근성(Web Accessibility)’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상임대표 고현수)은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제주지역 관광지 및 숙박시설 134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웹 접근성 실태조사 발표’에서 이 같이 설명했다.

웹 접근성은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웹 사이트에 있는 모든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 환경 및 수준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 관광지 87개 사이트와 숙박시설 47개 등 모두 134개 사이트 중 무려 93개 사이트가 평가조차 어려운 접근성을 보이는 ‘접근불가’ 사이트로 분류됐다.

관광지 사이트는 87개 사이트 중 57개 사이트가 접근불가였고 숙박시설 사이트는 47개 중 36개 사이트가 접근불가 사이트로 조사됐다.

이번에 평가가 이뤄진 41개 사이트 중에서 장애인과 고령자 등 정보취약계층이 어려움 없이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는 등급인 A등급은 1개, B등급은 3개 사이트에 불과, 제주지역 관광지와 숙박시설의 웹 접근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관광지와 숙박시설이라는 업종의 특성상 웹 사이트를 통한 시각적인 효과를 강조한 홍보와 안내가 이뤄지고 있었지만 대다수의 웹 사이트에서는 지나친 시각적 효과를 강조하다보니 정작 웹 접근성 부분은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중섭미술관 사이트는 지난 실태조사에서 접근과 이용이 불편하고 어려울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웹 접근성에 대한 개선이 이뤄져 유일하게 100점이 나왔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 관계자는 “지난 4월 11일부터 모든 법인의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됐지만 인식과 정보 부족으로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웹 사이트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된 만큼 웹 접근성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확산시키기 위한 행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는 제주도관광협회에 등록된 관광지와 1급 이상 호텔, 관광호텔, 콘도미니엄 형태의 숙박시설 등을 대상으로 국가표준인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2.0’을 토대로 중증장애인의 접근성과 관련된 중요 항목 10개로 구성한 평가지표에 따라 평가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