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학생들 떠나는데 이익잉여금만 쌓아”
정진후 의원 “교육부·교육청 감독할 수 있도록 개선 필요”
[제주매일 이정민 기자] 우리나라 학생들의 해외유학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유치한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LCS)과 브랭섬홀아시아(BHA) 등의 국제학교에 들어가는 비용이 해외 유학비용보다 더 비싸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의원(정의당, 비례대표, 사진)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로부터 받아 지난 25일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2013학년도 NLCS의 연간학비는 4576만원이고 BHA는 4692만원을 집계됐다. 이는 2012년 기준 유학생 1인당 학비 1938만여원과 비교할 때 최대 2.4배나 많은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진후 의원은 NLCS와 BHA가 이익 잉여금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JDC의 자회사인 (주)해울이 설립한 NLCS와 BHA는 처음부터 과실송금 허용을 계획하고 설립됐기 때문이다. ‘과실송금’이란 투자자들이 외국에 투자해 얻은 이익(배당)금을 본국에 송금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개교이후 NLCS는 90억원을, BHA는 98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남겼다. 여기에 향후 자금수지 계획을 보면 NLCS는 2017-2018학년도까지 모두 459억원을, BHA는 263억원을 이익 잉여금으로 적립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제학교이 과실송금이 본격적으로 허용될 때를 대비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 이들 국제학교에서 자퇴하는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는 해외유학보다 비싼 교육비 등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2012-2013학년도) 자퇴생 가운데 ‘경제적 사유’는 NLCS가 12%, BHA가 31%에 달했다. 국제학교들이 해외유학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비싼 교육비로 인해 학생들이 떠나는 셈인 것이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NLCS와 BHA가 해외유학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고 많은 학생들이 고액의 학비로 학교를 떠나고 있는 마당에 이들 학교는 학생들을 버리고 과실송금 허용에 대비한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제학교들이 적은 수의 학생들을 통해 수십억원의 이득을 취할 정도로 높은 등록금을 받고 있다. 교육부나 교육청 등이 지도·감독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