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심에 멍든 양심주차장
시민의식 실종...제주시, 내년 ‘유료화’ 검토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 제주시가 운영 중인 양심주차장이 홍보 부족과 일부 운전자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으로 인해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제주시가 운영 중인 양심주차장은 신제주로터리와 병문천, 제주시청 앞 주차장 등 모두 3곳. 지난 2011년부터 시행 중인 이들 양심주차장은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으로 요금을 내도록 유도, 인건비 등 관리 예산절감 효과를 얻기 위해 시작됐다.
시행 3년이 지난 지금 이들 주차장을 이용하는 상당수 운전자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으로 사실상 무료 주차장으로 전락,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행 첫해 병문천 주차장의 수입은 134만7000원. 이듬해 34만5000원으로 급감 하더니 올해(8월말 현재)는 고작 4만8000원에 그쳐, 사실상 무료 주차장으로 변해버렸다.
시청 앞 주차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1년 594만2000원이던 수입은 지난해 249만3000원, 올해는 140만원으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양심주차장으로 전환된 신제주로터리 주차장의 경우도 도입 첫해 수입 157만8000원 이후 올해 79만4000원으로 감소했다.
제주시는 노인(노인일자리 사업) 5명을 제주시청 정문 앞 양심주차장에 배치, 고지서 등을 통해 자발적인 주차료 납부를 유도하고 있다.
이들 주차장의 이용요금은 최초 30분까지는 무료, 이후 15분 당 300원이 부과된다. 최초 1시간동안은 600원인 샘이다.
하지만 상당수 운전자들은 이를 무시, 슬그머니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여기에 장기 주차를 하는 일부 비양심 운전자들이 늘면서 주차장 회전율도 떨어져 대다수 시민들은 이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시청 앞 주차장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관리 인력이 없는 병문천과 신제주로터리 주차장 이용객 상당수는 이곳을 무료 주차장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운전자 김모씨는 “평소 자주 이용하는 곳이지만 그동안 돈을 내고 주차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면서 “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양심 주차장을 알리는 현수막 등도 없어 무료 주차장인 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주차장’으로 인식, 도입 취지가 어긋난 것 사실”이라며 “관리 인력 문제 등이 해결된다면, 내년부터 이들 주차장에 대해 유료화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