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소나무 고사목 60.9% ‘재선충병 감염’
김우남 의원 “재선충병 확산 지자체와 산림청 방제지침 위반 때문”
제주, 내년 4월까지 168억원 필요… 급속 확산 93억 추가 확보해야
[제주매일 이정민 기자] 최근 제주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나무 고사목 가운데 60% 이상이 소나무 재선충병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소나무 재선충병의 확산은 지방자치단체(제주도)와 산림청의 방제지침 위반이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민주당 김우남 국회의원(제주시 을, 사진)에 따르면 제주에서 발생한 고사목은 지난달 기준 7만8483본으로 추정됐다. 또 내년 4월까지 15만5063본의 소나무가 추가로 고사할 것으로 예상돼 산림 황폐화가 가속될 전망이다.
또 국립산림과학원이 제주지역 소나무 고사목의 재선충 감염률에 대한 표본조사를 한 결과 이달 초 기준 평균 감염률이 60.9%에 달했다. 이를 지난달 고사목(7만8483본)에 적용할 때 4만7796본이 재선충에 감염된 셈이다.
재선충은 스스로 이동할 수 없어 매개충인 북방하늘수염소와 솔수염하늘소에 의해서만 이동이 가능한데 일반적으로 5월부터 고사목(매개충은 고사목에만 알을 낳음)에서 성충이 돼 날아다니며 재선충을 옮긴다. 때문에 그 이전에 고사목을 제거하면 재선충을 옮길 매개충이 없어서 재선충 확산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5월말까지 제주 지역의 경우 4864본의 고사목이 제거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산림청)와 지자체에서 고사목 제거만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올해와 같은 극심한 재선충병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4월까지 소나무 고사목을 완전히 제거하는 등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서 정부의 추가적인 재정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는 앞으로도 20만본 이상의 고사목을 추가로 제거해야 해 내년 4월까지 168억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예상보다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이 급속도록 이뤄지면서 93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제주 지역에서 앞으로 제거해야 할 고사목의 수가 지금까지 제거한 고사목의 수보다 6배나 많아 내년 4월까지 모두 제거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물량을 조기에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회에서 관련 예산(국비)을 증액해 내년 예산을 확정한 뒤 기획재정부에서 산림청과 각 시·도를 거쳐 기초 자치단체까지 배정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돼 그때 가서 (고사목 제거를 위한)계약을 체결하고 고사목을 제거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김우남 의원은 이와 관련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을 고려해 올해 중으로 재선충 방제비 예산을 확보해 최대한 신속하게 계약 및 방제작업을 진행하고 정부 내 조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 책임에 대해서도 “산림청이 통렬한 반성과 자기혁신을 통해 내년 4월까지 고사목 전량 제거를 위한 보다 효과적인 지도 및 감독 방안을 마련하고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