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가 중요.. 취임 연주회 시작 다양한 음악 선보일 것"

2013-10-16     박수진 기자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 "어떤 연주든 도전해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제주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7월 위촉된 제주도립 제주교향악단 3대 상임지휘자 정인혁(40)씨의 당찬 포부다.

취임연주회를 5일 앞둔 16일 그를 만나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해 물었다.

"제주도에 오자마자 배운 단어는 '제라지다'라는 단어였죠. 취임 당시 단원들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얘기할 때 '제라한 교향악단'로 만들겠다고 말했죠. 당시 단원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는데, 아직도 그때를 잊을 수가 없어요."

그는 지난달 3일 제주교향악단 '제106회 정기연주회' 무대에 올랐다. 취임 후 첫 지휘봉을 잡은 공연이었지만, 오는 22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행사는 '취임연주회'인지라 조금 더 의미가 있다.

취임연주회 타이틀은 '운명 그리고 시작'.

"제가 제주교향악단으로 올 운명이었기 때문에 이같이 타이틀을 선정했죠(웃음). 사실, 타이틀은 단원들이 정해줬어요. 정기연주회가 지난달 있었기는 했지만 준비기간이 짧았던 터라 취임연주회는 이번 달에 하는것이 어떻겠냐고 얘기했죠. 지금 시기에 딱 맞는 타이틀인 것 같아요."

제주교향악단 제2대 상임 지휘자인 이동호씨는 16년간 제주교향악단을 꾸려왔다. 전임 지휘자가 오래 자리를 지켰던 터라 적응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았다.

그는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원숙미(圓熟美)를 가진 중견음악가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제주에 오고 단원들과 호흡해보니 걱정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만큼 찰떡궁합이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부터 새로운 형식의 음악회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살짝 귀띔했다.

저녁시간에 연주회를 보러 오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한 11시 콘서트, 특정한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음악회, 계절마다 한 번씩 선보이는 연주회가 그것이다.

그는 "정기 연주회는 클래식 위주이기 때문에 청중들이 듣기에 버거운 부분도 없지 않다"며 "직접 찾아다니며 정기 연주회와는 조금 느낌이 다른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첫 단추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취임 연주회를 시작으로 청중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리겠다"며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오케스트라 지휘과를 졸업하고 독일 국립음악대학 한스-아이슬러 지휘과와 동 대학 지휘과 최고 연주자과정을 최우수로 졸업했다. '오페라'에도 참여하며 실력을 뽐낸 그는 2006년 도쿄 국제 음악 콩쿠르 지휘 부문에서 입선, 2011년 제14회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특별상, 2012 제1회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오페라 부문 특별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