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전 지사 새누리당 입당… 행보 주목

“적임자 나오면 지원하고 그렇지 않으면 (출마) 고민하겠다”

2013-10-16     이정민 기자

[제주매일 이정민 기자]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가 새누리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하면서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태환 전 지사는 16일 새누리당 제주도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히며 자신의 입장에 대해 설명했다.

김 전 지사는 ‘새누리당 입당과 관련된 저의 입장’을 통해 “제주특별자치도가 고도의 자치권을 가지고 도민 삶의 질이 높은 국제자유도시 조성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날로 퇴보해가는 위상을 안타깝게 보면서 산적한 지역 현안들을 중앙 정부와 협력하며 해결해 나갈 가교역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집권당인 새누리당에 입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특히 “특별자치도 완성에 적임자가 나오면 적극 지원하고 그렇지 않았을 때 (자신도) 고민하겠다”며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지난 8월30일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현직 도지사의 차기 도지사 선거 공동 불출마 제안은 아직도 유효하다”며 “이런 기대에 대해 어떤 변화가 없을 때는 늦어도 올해 안에 진로를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새누리당 입당을 눈앞에 둔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압박했다.

우근민 지사 입당 견제 '사전 포석' 의견 지배적

▲새누리당 입당 이유는

김 전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은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입당을 견제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해석은 김 전 지사가 16일 밝힌 ‘출판기념회에서의 공동 불출마 제안’과 ‘특별자치도의 취지 퇴보’ 등을 통해 가능하다.

김 전 지사 본인의 출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우 지사가 출마할 경우 ‘제3자’를 내세우고 후방에서 지원을 하며 우 지사와 대결 구도를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김 전 지사가 도내 각 언론 등에서 밝힌 “타의에 의해 눈치 보면서 혹시나 불이익을 받을까봐 입당원서를 쓴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말은 결국 ‘우 지사의 1만 당원 동반 입당설’을 겨냥한 것으로 우 지사와의 대립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지사의 출마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 구도 혼전 양상 전망

▲향후 당내 전망

김 전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 구도도 혼전 양상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우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인데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들의 지지율이 박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누리당 제주도당내에서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먼저 발표한 2명의 관계도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새누리당 제주도당내 출마를 선언한 인사 가운데 도당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방훈 전 제주시장은 김 전 지사 재임 시절 제주도 기획관리실장과 제주시장 등을 지낸 측근이다.

또 제주도당 고문을 맡고 있는 김경택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도 우 지사 전임(2003~2004년) 당시 1년2개월 동안 부지사로 활동했다.

결국 먼저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제주시장과 김 전 정무부지사는 자신이 재임시절 ‘모셨던’ 도지사와 대결을 해야 하는 형국인 셈이다.

김 전 제주시장은 “어떤 상황이 와도 중도에 포기는 없다”고 밝히고 있고 김 전 정무부지사 역시 “예전부터 도지사를 목표로 행보를 이어왔다”고 말하고 있어 현재 상태에서 서로 얽히고설킨 4명의 구도가 어떻게 풀릴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