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관련 활동으로 열정을 증명하라

9일 도교육청 주최 대입설명회
휴일 맞아 학생·학부모 600여명 운집

2013-10-09     문정임 기자

"대입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공부만 잘 해서는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것은 대입 준비가 더 힘들어졌음을 의미하지만 다른 한편 일찍 꿈을 찾아 행복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글날 휴일이었던 9일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제주도교육청 주최 대입전략 설명회가 열렸다.

강사로 참여한 유제숙 한영고 교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쉬워지면서 수능 점수만으로는 학생들의 능력을 구별할 수 없게 됐다. 올해 바뀐 입시에서도 전형방법은 6개에 달하고 있다"며 "특별한 어학실력이나 수상 실력이 없는 보통의 학생들은 학생부 종합(종전 입학사정관제)의 비교과 활동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유 교사가 제시한 2013 서울대 진학 사례를 보면 교과등급 5.5로 비교적 성적이 낮은 학생이 생명과학부에 합격했다. 이 학생은 그러나 AP시험 10개 과목을 모두 만점 맞은 실력을 갖고 있었다.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에 들어간 또 다른 학생은, 전공과 관련한 비교과 활동이 입학에 큰 도움이 됐다. 식품·음식과 연관된 포털 블로그를 운영했고, 교사의 도움을 받아 친구들과 교내에 연구소를 만들어 '닭강정초한지'라는 논문을 냈다. 매일경제 테셋 시험 1급, 한국경제 테셋 성적우수장려상 수상에 이어 한국교육개발원 연구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경력이 있었다.

유 교사는 "전공과 관련한 활동으로 학과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능력을 증명해보여야 한다"며 "고1이 되면 다양한 경험을 통해 희망 학과를 2~3개로 압축하고 2~3학년 때 충분히 활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 교사는 "현재의 대입 고시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은 외국을 가거나 높은 어학점수를 받는 것이 아니라 다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 친구들과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협동력, 리더십 등 교내에서 충분히 얻어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강조했다. 또 "외동 자녀가 많은 요즘에는 믿을 만한 멘토와의 교감 내지 활동, 방과후 수업 참여, 스포츠 동아리나 교내 경시대회에서의 경력도 더없이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교사는 "공부만 잘하면 되는 시대에서 여러 가지를 두루 잘 해야 하는 시대가 학생들에게 분명 부담일 수는 있지만, 하기에 따라서 조금 일찍 나의 적성을 찾고 준비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며 "20대 이후에도 인생은 계속 되고 그래서 꿈을 찾는 작업은 분명 행복한 삶을 사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은 열정으로 발현되는 창의성과 소통의지"라고 정리하고 "학생들은 기본적인 수능 점수에 문화예술적 소양, 전공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 이것을 자기소개서로 풍성하게 엮어낼 글 실력을 지금부터 준비하자"고 말했다.

한편 2014학년도 수능을 한 달여 앞두고 휴일 마련된 이번 설명회에는 6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참석해 입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 가운데 유제숙 한영고 교사가 ‘대입제도의 변화, 준비와 도전’, 안연근 EBS 전속교사가 '대입준비 방향과 효율적 학습법‘을 주제로 특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