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처리능력 '한계'

한은 제주본부, LCC 취항 후 가속화…신공항 건설 등 촥충 방안 필요

2013-10-09     진기철 기자

[제주매일 진기철 기자]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 LCC) 취항 이후 제주공항의 항공기 지연율이 크게 상승하는 등 포화상태에 이르러, 신공항 건설 등 처리능력 확충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박성준)가 발표한 ‘저비용항공사 취항이 제주 항공수요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LCC 취항으로 제주노선 항공편은 월 평균 292편~338편 증편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른 월 평균 도착 승객수는 3만2000명~3만8000명 증가했고, 방문 관광객의 평균 체류일도 0.17일 늘었다.

이 같은 긍정적 측면 이면에 제주공항의 지연율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LCC의 경우 항공기 회전율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운항 스케줄을 조밀하게 운영하는 경향 탓이다. 즉 한 번 지연이 발생할 경우 이후 항공편도 연쇄적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혼잡도가 높았던 제주공항인 경우 LCC 취항이 혼잡을 가중시켜 지연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LCC 취항 이전 제주공항 평균 지연율은 약 3%에 머물렀으나 취항 이후에는 5%대로 상승했다.

제주공항의 높은 지연율은 항공기 접속에 의한 지연이 많은데 주로 기인했다는 평가다.

2005년 상반기 중 제주공항의 항공기 접속에 의한 지연 비중은 74.4%로 타 공항에 비해 높은 편이기는 했지만 LCC 취항으로 운항편수가 급격히 늘면서 88.2%까지 치솟았다. 2005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운항횟수 증가율을 보면 김포공항은 12.1%, 김해공항은 6.1%에 그친 반면 제주공항은 64%나 됐다.

제주공항의 시간대별 운항횟수와 공항 활주로 및 관제탑의 수용능력(slot)을 비교해 봐도 제주공항의 항공편 처리능력이 포화상태에 가깝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제주공항의 첨두시간(peak hour)대 운항횟수는 2005년 시간당 19회에서 지난해 27회로 급격히 확대된 반면 김포공항은 21회에서 27회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제주 및 김포공항의 항공기 수용능력(올해 7월 기준)이 시간당 34회·41회 임을 감안할 때 제주공항의 항공편 처리능력이 빠르게 한계상태에 근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LCC 신규 취항으로 혼잡도가 가중된 제주공항의 지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신공항 건설 등을 통해 제주공항의 항공기 처리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최대 이착륙가능 횟수를 조정해 활주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 한은 제주본부는 대형항공사와 LCC간 가격 담합 우려도 제기, 충분한 가격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규정 위반 시 엄중한 제재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정책당국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