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범죄 판치는 ‘四多島’ 안 되게

2013-10-01     제주매일

제주도내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 범죄가 불과 5년 사이에 무려 두 배 이상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박남춘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 받은 국감 자료에 의하면 그렇다.
도내 아동 상대 성범죄는 2008년 10건이었다. 과거 제주도가 도둑이 없어 대문이 없었고, 또한 대문 없어도 거지가 없던 ‘삼무(三無)의 고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연간 아동 대상 성범죄 10건은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가치기준이 달라졌다 해도 결코 적은 건수가 아니다. 그것도 성인까지 포함한 전체 성범죄가 아닌, 가녀린 어린이 상대 성범죄라는 점에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 한심스러운 일은 어린이 대상 성범죄가 연간 10건에 그치지 않고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10건이었던 아동 성범죄는 해마다 14건, 20건으로 증가하다가 결국 지난해에는 26건으로 껑충 뛰었다. 두 배를 훨씬 뛰어 넘는 급증세다.
제주의 아동성범죄 급증세와 달리 대 도시를 제외한 강원-전남·북-충남·북-대전 등은 크게 감소 추세다. 다만 나머지 대 도시들이 아동 성범죄 증가 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제주처럼 5년 사이에 두 배 이상 급증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제주도의 아동 성범죄 증가율이 전국 최고임을 말해 주고 있다.
지금은 과거와 다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들은 신상이 공개된다. 친고(親告)나 공소시효도 없어졌다. 거기에다 처벌 수위도 높아 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에서만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줄어들기는커녕 급증하고 있으며, 증가율도 전국 최고다. 성범죄가 전국적인 현상이라 해서 중앙정부의 정책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제주도의 환경과 풍토, 실정에 부합 되는 특성 있는 대책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삼무(三無)와 더불어 바람 많고, 돌 많고, 여자 많은 삼다도(三多島) 제주­, 여기에 아동 성범죄까지 더해져 ‘사다도(四多島)’가 되는 날이 오지 않도록 민관(民官)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