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지뢰 '포트홀' 폭증...예산 부족 보수 어려움
[제주매일 고영진 기자] 제주도내 주요 도로에 발생한 포트홀(pot hole)이 최근 5년 사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도로시설 정비예산 부족으로 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태원 의원(새누리당)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에 발생한 포트홀은 2008년 70건, 2009년 690건, 2010년 767건, 2011년 534건, 2012년 1544건 등이고 올해도 7월 말 현재 1698건이 발생, 이미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기록을 넘어섰다.
포트홀이 증가하면서 이를 보수하기 위한 보수비용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2008년 140만원에 불과했던 보수비용은 2009년 1380만원, 2010년 1530만원으로 증가하다가 2011년 1070만원으로 잠시 줄었지만 포트홀이 급증한 2012년에는 3100만원으로 급증했고 올해도 7월 말 현재 3400만원이 투입됐다.
김 의원은 “도로에서 포트홀이 발생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포트홀이 발생하면 보수공사를 즉각 한다고는 하지만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포트홀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계속해서 포트홀과 이에 따른 보수비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도로 보수 예산 확보 등의 어려움 때문에 소파보수공사(소규모 파손에 대한 보수공사)만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제주시에 따르면 포장도로 파손 가속화와 포장수명 노후화 등으로 도로 보수에 연간 150억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올해 제주시가 확보한 도로 보수 예산은 19억9000만원으로 필요 예산 150억원의 13%에 그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교통량이 많은 도로의 수명은 최대 10년이고 상대적으로 교통량이 적은 읍.면지역 도로는 최대 20년으로 보고 있다”며 “동.서광로는 1983년 개설돼 30년 이상 됐고 연삼로도 20년 이상 지나 노후한 상태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파손 도로 덧씌우기 등 부분적인 보수공사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제주시가 확보한 도로 보수예산은 15억원이 전부였고 2011년에도 20억원 확보에 그쳤다.
이처럼 도로 정비 예산이 턱없이 부족, 체계적인 도로 정비가 불가능해 파손된 도로를 임시방편으로 보수해 사용하는 악순환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도로 보수에만 150억원이 필요하지만 도로 포장을 포함해 인도 정비와 도로표지판 정비 등 도로시설물 정비에 투입되는 예산까지 모두 합쳐도 34억4700만원에 불과하다”며 “내년에는 전국체전 등이 있어 제주를 찾는 방문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드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도로 보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