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감귤 운송 입찰 놓고 농협-운송업체 '샅바싸움'
25일 운송 대행 업체 입찰 모두 유찰
[제주매일 신정익 기자] 올해산 노지감귤 운송을 위한 입찰이 실시됐지만 모두 유찰돼 농협과 운송업체간 ‘샅바싸움’이 재현되고 있다.
제주농협지역본부(본부장 강석률)와 (사)제주감귤연합회(회장 강희철 서귀포농협조합장)는 농협을 통해 계통 출하하는 올해산 노지감귤의 운송을 대행할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을 25일 오전 10시 일제히 실시했다.
이번 입찰은 11개 지역농협과 품목별 조합인 제주감귤농협의 지사무소를 8개 권역으로 묶어 제한경쟁 단가입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최저가 낙찰제가 적용됐다.
이에 따라 농협이 제시한 입찰단가를 기준으로 단가보다 적게 응찰한 업체 가운데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가 낙찰자로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8개 권역 주관농협별로 일제히 이뤄진 입찰은 모두 유찰돼 운송대행 계약을 위한 일정이 출발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입찰에는 권역별로 3개 업체에서 6개 업체까지 응찰해 나름대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농협에 제시한 입찰단가를 밑도는 운송단가(10㎏)를 제시한 업체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독입찰이 진행된 효돈농협과 위미농협 입찰에 각각 6개 업체가 응찰했고, 나머지 6개 권역 입찰에는 3~4개 운송업체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등에 따르면 올해 제시된 입찰단가는 지난해보다 소폭 인상된 규모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운송업들이 최저가로 낙찰을 받기 위해서는 결국 지난해 단가 수준 안팎에서 입찰가를 제시해야 하지만, 운송단가 상승 요인 등을 감안해 이보다 높은 금액으로 응찰했기 때문에 모든 권역에서 유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농협 등 일각에서는 운송단가를 놓고 농협과 운송업체간 ‘힘겨루기’와 함께 업체끼리 ‘눈치보기’도 극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즉, 극조생을 중심으로 출하시기가 임박해 운송계약을 체결할 경우 단가결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업체 측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운송계약 입찰에서도 7개 권역 가운데 1곳만 1차입찰에서 낙찰자가 결정됐고 나머지 6개 권역은 3차 입찰까지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운송계약이 체결됐다.
농협과 감귤협의회는 이날 1차 입찰이 모두 유찰됨에 따라 다음달 4일 오전 10시 8개 권역별로 일제히 2차 입찰을 실시키로 하고 26일 이를 공고하기로 했다.
농협과 감귤협의회는 입찰과정에서 자유경쟁을 부당하게 저해하는 일체의 불공정 행위가 드러날 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고 낙찰 자격도 박탈하기로 했다.
특히 덤핑 입찰을 차단하기 위해 농협과 감귤운송 등 각종 계약을 불성실하게 이행한 업체는 참여를 제한했다.
농협 등은 입찰에 앞서 운송단가 산정을 위한 용역을 실시, 최근 3년간 이뤄진 운송대행계약과 국제유가 흐름 등 물가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계약 예정단가를 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농협중앙회 홈페이지(http://www.nonghyup.com)와 각 농협 홈페이지 게시판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