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은행.보증기관 문턱, 中企엔 여전히 높다
금감원 제주사무소 간담회서 도내 기업인들 제도개선 요구 ‘봇물’
주택기금 지역은행 취급 허용.기계설비 담보 인정 등도 주문
금융감독원 제주사무소(소장 조성열)가 24일 제주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금융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련한 간담회에서 도내 기업인들은 다양한 금융 및 신용보증 지원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이날 간담회에서 허경자 대경엔지니어일 부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금융기관들의 서비스의 질은 크게 향상돼 기업의 이윤 창출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보증기관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허 부사장은 “보증지원 절차가 까다로울 뿐 아니라 기존 보증업체의 경우도 재약정을 하는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요구하는 서류가 너무 많고, 보증요율도 단계적으로 인상되는 경우가 많다”고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실제 신용보증기금 등은 ‘보증졸업제’를 마련, 신규 보증을 늘리기 위해 기존 장기 보증이용 업체에게는 보증요율을 높여 적용하고 있다.
고영두 ㈜영도종합건설 대표는 “국민주택기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 지역에 본점을 둔 제주은행은 배제되고 있다”고 전제, “지역사정을 잘 아는 향토은행도 기금을 대출할 수 있어야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이어 “대기업과 지역내 중소기업이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받을 경우 중소기업은 자금지원 과정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다”며 “규모에 맞춰 신축적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골프장업계의 하소연도 나왔다. 강창원 라헨느골프리조트 대표는 “골프장 경영이 어렵다는 분위기 확산되면서 옥석을 가리지 않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게 현실”이라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담보를 제공해도 대출을 기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주지역 골프장 업계의 경우 대체인력 확보 등이 가능해 경영전망이 그리 어두운 편이 아니”라면서 “기업이 신규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활성화해야 상생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김성호 제다농수산 대표도 “제조업의 경우 고가의 기계설비를 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자금대출을 위한 담보로는 인정받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금융권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종구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지역 간담회를 통해 기업과 금융계의 실질적인 애로사항들을 수렴, 감독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담보뿐 아니라 설비 등 동산 담보도 가능토록 한 것이 그 성과”라고 소개했다.
그는 “제주지역 기업들이 대출과 신용보증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불합리한 관행 등은 정책수립 과정에 반영해 경제주체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 수석부원장과 조성열 제주사무소장, 허창기 제주은행장, 김인 농협은행 제주영업본부장, 지역 중소기업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금감원 제주사무소는 이날 오후 개소식을 가진데 이어 연동 삼다공원에서 서민금융 상담행사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