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끝났으니 해 달라”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못해주겠다"

아파트 준공검사 놓고, 시행사-제주시 줄다리기

2013-09-17     박민호 기자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키며 관심을 모았던 제주시 아라동 한 아파트단지에 대한 준공검사가 늦어지면서 입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주시는 “아직 시공이 덜 된 부분이 있어 준공검사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시행사측은 “모든 공사가 마무리 됐다. 조속히 준공검사를 마무리해 달라”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총 641세대 규모로 지난달 말 완공 예정이던 이 아파트는 현재 200여세대가 입주해 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지난달 말 준공검사가 완료됐어야 하지만 아직 임시사용승인을 얻어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규모의 아파트단지가 공사기일을 맞추지 못해 준공검사가 미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지난달 말 준공검사를 위한 사전점검을 실시했지만 일부에서 시공이 완료되지 않아 임시사용승인을 내줬다”며 “입주민들을 위해서라도 미흡한 부분이 완료될 때 까지 준공검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제주시에 여러 아파트 단지가 생겼지만, 준공검사가 미뤄지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행사 관계자는 “지난달 도로 등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어 준공검사를 못 받은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다 끝난 상태”라며 “공사가 마무리됐는데 제주시가 준공검사를 해주지 않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측이 이 문제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사이 입주민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기존에 살던 집을 정리하고 이달 아파트로 입주한 입주민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아파트 입주예정인 고 모씨는 “담보대출이 안 돼 일반대출을 받고 이사를 했다”며 “이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시행사와 행정이 입주민들을 위해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늦어지는 준공검사 문제와 함께 입주민들은 새집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크고 작은 하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입주민들 민원이 올라와 있은 한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는 세대별 하자  문제를 처리해 달라는 게시물이 수백건이 올라오는 등 주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에 대해 시행사 관계자는 “모든 아파트에는 하자가 발생한다”면서 “이 부분은 입주민들과 협의해 조속히 마무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