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독감접종 종전대로 환원돼야

2013-09-15     제주매일

제주도내 보건소들이 다음 달부터 실시해야 하는 독감 유료예방접종을 중단키로 했다. 보건소는 대신 접종대상을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만 해도 저렴한 가격에 보건소에서 독감접종을 맞았던 도민들은 이제는 보건소 보다 6배 정도 비싼 일반 병의원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보건소는 말 그대로 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의료기관이다. 그래서 보건소는 도립병원과 함께 공공의료의 중심이 되는 기관이다. 보건소의 가장 큰 장점은 도내 전역에 골고루 분포돼 있는데다 특히 이용에 따른 비용이 저렴해 서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완화시키는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동안 아무런 말썽 없이 지속적으로 운영돼 온 독감 유료접종을 실시하지 않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든 수긍하기 어렵다. 아울러 이 같은 결정이 왜 이처럼 보건소 관계자들만의 논의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보건소 주 이용층인 서민들 생각은 해 보았는지 의문이다. 만에 하나 서민들의 입장을 헤아렸다면 사전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아울러 보건소의 이 같은 결정이 결국에는 민간의료기관의 돈벌이에 이용된다면 제주도 보건당국은 분명 이 문제에 대한 해명을 내 놓아야 한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걱정한다면 이처럼 진료관행의 변경은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공무원 몇 명이 모여 탁상에서 결정이 이뤄진다면 이는 분명 주객이 전도된 행정행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 보건소의 유료독감접종 중단 결정은 이 같은 이유에서라도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보건소마저 서민들의 입장을 떠나 진료행태에 대한 결정을 자신들 멋대로 내린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은 어디로 가라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보건소의 설립 취지와 기본에 따른 정책결정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