禹·愼·金시대 종식, 원로들 高見 밝히길
일부 청장년(靑壯年)층에서는 “제주에 원로(元老)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천만에 말씀. 제주에는 원로들이 많다. 학계-정계-관계 등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원로가 없는 분야가 없다. 다만 나서기 좋아 하는 사람들처럼 쓸데없는 다변(多辯)을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을 뿐 원로가 왜 없겠는가. “제주에 원로가 없다”는 말은 일부 청장년들의 ‘오만한 말’일뿐이며 ‘원로를 알아보지 못한 자기 독백(獨白)’일뿐이다.
그런데 원로들도 말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또 말을 해야 할 사안(事案)이 있다. 말을 해야 할 사안이 있고 때가 있음에도 침묵만 지킨다면 그것은 지나친 안주(安住)일 수 있다. ‘침묵’이 꼭 금(金)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이 원로들이 고견(高見)을 밝혀야 할 때요, ‘우·신·김(禹·愼·金)시대의 종식’이라는 화두(話頭)가 고견을 필요로 하는 제주도적 중요 사안이다.
‘우·신·김 시대의 종식’은 이 시대 제주의 큰 숙제다. 이 숙제를 쟁점화 한 것이 바로 ‘우·신·김’의 한 당사자인 김태환 전(前) 제주도지사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우·신·김’ 3자가 명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동 선언하자고 제의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반향은 컸다. 민주당 제주도당 고희범 위원장과 새누리당 제주도당 김방훈 부위원장, 그리고 제주도 의회 박희수 의장이 시대교체, 세대교체, 파벌과 갈등 해소를 내세우면서 3인의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민들 중에는 아직도 우·신·김 시대 종식에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상당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우·신·김 시대의 종식이 옳은지, 아니면 존속이 맞는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도민들이 갈피를 못 잡을 때 필요한 것이 원로들의 고견이다. 아직까지 제주의 원로들은 이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다. 다만 전 제주대학 총장 고충석 교수가 퇴직 전 학자의 신분으로 우·신·김 시대의 종식을 촉구한 바 있으나 이는 원로로서가 아니라 학자적 양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는 우근민 지사와 친분이 있고, 동향인데도 과감히 뜻을 밝힌 것이다.
이제는 제주도내 원로들도 우·신·김 시대의 종식에 대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고견을 말할 때가 되었다. 원로 모임을 가져 공동으로 말해도 좋고, 개별적으로 말해도 좋다. 만약 이 중차대한 문제에 침묵만 지킨다면 청장년층의 “제주엔 원로가 없다”는 오만한 말이 정답이이 될까 염려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