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공자탄생일을 스승의날로 하자" 추진 논란

공자탄생일이 정확히 언제인지 놓고도 갑론을박

2013-09-07     제주매일
중국이 법정 기념일인 '스승의 날(敎師節)' 변경을 시도하면서 공자 탄생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9월 10일인 현행 스승의 날을 공자 탄생일인 9월 28일로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교육관계법 수정안 초안을 통해 최근 밝혔다.

2004년부터 줄기차게 변경의 필요성을 제기해 온 교육계 일각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중국 누리꾼 20만 명이 참여한 여론조사에서는 이런 정부 방침에 60% 이상이 찬성했고 30%가량이 반대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7일 전했다.

찬성론자들은 대부분 현행 스승의 날이 개학 시즌에 들어 있어서 교사들이 제대로 쉬기가 어려워 기념일을 바꿀 필요가 있고 공자가 '스승의 사표'로 여겨지고 있어 명분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스승을 존경하고 교육을 중시한다'는 마음을 학기 초부터 갖도록 하기 위해 1985년부터 시행해 온 기념일을 갑자기 바꾸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공자 탄생일도 명확하게 고증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공자 탄생일의 정확한 고증에 대해서는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비바오쿠이(畢寶魁) 랴오닝(遼寧)대학 교수는 이번 논란이 일자 '공자 생년생일 상고(祥考)'라는 글을 통해 "공자 생일로 9월 28일은 근거가 빈약하다"며 "오히려 공자가 기원전 552년 10월 9일에 태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화민국이 성립된 뒤 1913년 9월 28일 처음으로 공자 제사를 지냈다"면서 "그때부터 후대 사람들은 공자 탄생일을 9월 28일로 여겨왔다"고 설명했다.

공자 탄생일을 학술적으로 고증한 자료도 마땅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속학자인 천롄산(陳連山)은 "공자의 탄생일은 사실상 고증된 것이 아니다"며 "사마천의 '사기(史記)' 가운데 '공자세가(孔子世家)' 부분에도 공자의 생일이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처럼 돌아가자 중국 안팎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부상한 공자의 탄생일에 대한 고증을 좀 더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공자는 문화대혁명 당시 타도 대상으로 지목돼 중국 전역의 유서 깊은 공자묘들이 불타 사라지고 석상과 비석 등이 다수 훼손되기도 했다. 하지만 개혁·개방 이후 '중국식 사회주의' 건설기에 들어서면서 중국의 대표적인 문화적 자산으로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의 민간단체들은 2007년부터 맹자가 태어난 날인 음력 4월2일도 '어머니날(母親節)'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