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메르켈 회담서 "역사상처 치유노력 있어야"

G20정상회의서 일본에 언급…"다하우 기념관 방문에 우리 국민 감명"
과거사 문제, 日이 독일 사례 '타산지석 삼기' 기대로 해석

2013-09-06     제주매일
박근혜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일본은 역사를 바로 보면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발전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장 인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숙소에서 메르켈 총리와 한 정상회담에서 한ㆍ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촉구했다고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또 "일본이 동북아의 공동번영과 평화를 위해 협력해나갈 중요한 이웃이며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어 "총리님께서 다하우 기념관을 처음으로 방문해 연설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국민도 감명깊게 (연설을) 들었다"면서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자세가 없이 자꾸 상처를 건드려서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일 독일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나치 수용소인 다하우 추모관을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방법으로 나치 전쟁범죄에 대한 '사죄'를 표시한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독일처럼 해주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독일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 목소리로 일관되게 경고하면서 동시에 북한이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주고 있는 것에 감사한다"며 "이는 한국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맥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 사태와 관련, "가능한한 유엔의 우산 아래서 최대한 국제적 협의를 통한 해결과정을 강화해나가고자 한다"며 "시리아 사태의 해결을 위한 정치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로서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유혹을 막는 차원에서도 유엔 등 국제기구와 힘을 함께 해 다뤄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메르켈 총리는 "9월22일 총선에서 자신이 승리하게 되면 박 대통령이 조속히 독일을 방문할 수 있도록 초청하고자 한다"고 하자 박 대통령도 "추후 적절한 시기에 독일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두 정상의 만남은 이번이 4번째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말 대통령에 당선되자 처음으로 축하전화를 한 외국정상도 메르켈 총리였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머무는 11번 빌라에 박 대통령이 도착하자 현관계단으로 내려와 맞이하며 예우를 갖췄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G20을 개최한 의장국에서 메르켈 총리님과 친하다는 것을 알고 가까이 (숙소를) 배정해주셔서 이웃집 놀러오듯 와서 참 좋다"고 반가움을 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