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이티축구 "역시 이청용"…홍명보호 붙박이 신고식

2013-09-06     제주매일
최강희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라인업을 구성할 때 이청용(25·볼턴)의 이름을 가장 먼저 써넣는다고 밝힌 적이 있다.

사령탑의 근심을 덜어주는 요원일 뿐만 아니라 대표팀 전술을 일정하게 끌고 가주는 보물 같은 존재라는 취지의 말이었다.

이청용은 최 감독뿐만 아니라 전임 두 사령탑의 지휘 아래에서도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서 비슷한 지위를 누렸다.

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허정무호의 핵심요원으로 한국의 원정 첫 16강 진출을 주도했다.

조광래 전 감독이 섬세한 패스와 창의적 플레이를 강조하는 '만화 축구'를 그려갈 때도 절대로 빠지지 않는 자원이었다.

이청용은 이달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홍명보 신임 감독과 처음으로 만났다.

그는 홍 감독과 함께 호흡한 적이 없어 홍명보호에서도 주전 입지를 지킬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6일 한국과 아이티와의 평가전에서는 "역시 이청용"이라는 탄성이 저절로 쏟아졌다.

이청용은 고도의 드리블 기술, 돌파력, 패싱력을 발휘해 세 차례 득점에 이바지했다.

그는 1-1로 맞선 후반 4분 손흥민의 스루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에 침투,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구자철이 키커로 나서 득점했다.

이청용은 2-1로 앞선 후반 12분에도 오른쪽 페널티지역에 수비수들을 드리블로 따돌리고 상대 반칙을 유도했다.

이근호가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청용은 3-1로 앞선 후반 27분에는 쐐기골의 시발점이 됐다.

그가 이근호에게 건네 볼이 원터치로 최전방 손흥민에게 전달돼 골로 연결됐다.

아이티 수비진은 빠르고 드리블이 탁월한 이청용을 막을 방법이 반칙밖에 없는 듯했다.

위험지역에서 이청용이 볼을 잡으면 긴장하거나 주눅이 드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청용은 이날 선발 출전 기회를 고요한에게 넘겨주고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로 나왔다.

경기의 절반을 소화하면서도 세 골에 기여해 홍 감독의 진한 눈도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