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축구부 선배가 후배 폭행 물의
특정학교로 전학요구...교육청. 학교 '난감'
도내 한 고교 축구부 선배(졸업생) 후배를 폭행하는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졸업생은 원칙적으로 학교에서 재학생들과 합숙할 수 없지만 이 선배는 학교에서 재학생들과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드러나 이 부분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피해학생 학부모 이 모씨는 5일 제주도 교육청을 찾아 교내 폭력 사건을 해결해 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씨는 “아들이 이 학교를 졸업한 선배에게 구타를 당했지만 학교측은 그 진상파악조차 하지 않았다”며 “제주도 교육청이 폭력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7월 22일 발생했다.
이 학교 축구부 졸업생인 A씨(대학교 1년)가 재활훈련 등에 이유로 재학생들과 함께 합숙을 하던 중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배 이 모군(1학년)을 폭행한 것.
당시 이 군은 학교측과 부모님 등에도 피해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또 다시 폭행을 당하자 부모님께 알렸고, 학교측도 진상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씨는 타 학교로의 전학 등을 요구하며 아이를 등교시키지 않고 있는 상황.
이 씨는 "지난달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개최 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씨는 현재 더 이상 운동을 시킬 수 없으며 다른 학교로의 전학, 학교장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포행사건인 알려진 직후 학교측(교장)은 지난달 20일 이 씨를 만나 사죄와 함께 제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 학교 교장은 “졸업생 들이 후배들과 운동을 하고 샤워실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합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이 부분은 관리를 못한 학교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피해학생 아버지를 만나 정중히 사과의 뜻을 전했다”며 “아버지가 특정학교 특정과를 지정, 전학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러 사정상 그렇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를 놓고 제주도교육청도 난감한 상황. 일단 운동부에서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평생교육체육과가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지만 축구부 감독 등에 대한 처벌 요구는 없고, 운동을 그만 둔 후 일반학생으로 돌아가겠다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역할은 없다는게 평생교육체육과의 입장이다. 이외에도 학교생활문화과(학교폭력), 장학지원과(전학), 교원지원과(교장 징계 등) 등 여러 부서가 업무가 겹치면서 누구하나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학부모가 원하는 학교의 경우 빈자리가 없어 전학이 힘들다”며 “이 문제에 잘풀어보려 하고 있지만 사실 좀 난감한 부분이 있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