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본 업체 중심 여행…대형 면세점 배불려
넘쳐나는 중국인 관광객, 그 明과 暗
<上> 지역상권 무시한 '그들만의 리그'
토착상권엔 '그림의 떡' …신제주 상가 매입에도 눈독
중국인 관광객들이 도내 관광지와 거리에 북적이고 있다. 제주의 외국인 관광시장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양적인 면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평가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한 장단점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최근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내국인 관광객수에 버금갈 정도로 성장했다.
2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30만6096명에 달한다. 지난해 동기 대비 78.3% 급증했다. 이에 반해 일본과 싱가포르, 미국 등은 감소하며, 중국시장에 심하게 편중돼 있는 상태이다.
이 같은 중국인 관광시장의 성장은 긍정적 효과도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면에는 수많은 문제점도 내포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 유치는 육지부 등의 대형여행사와 도내 중국자본 여행사가 7대3의 비율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자본으로 운영되고 있는 도내 A여행사인 경우 점차 몸집을 불리면서 유치비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가 하면 특정업체(중국자본)를 중심으로 여행일정을 편성, 소위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상당수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신라나 롯데 등 대형면세점과 대형소매점 등에서 쇼핑일정을 대부분 소화, 특정업체에 증대효과가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중국인 관광객 특화거리로 조성된 제주시 연동의 ‘바오젠거리’ 상가와, 주변 매장도 일부 매출 중대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상인들은 “별천지 이야기”라는 반응이다.
이는 한 상인의 말로 대변할 수 있다.
중앙로 지하상가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K씨는 “예전에 비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상당수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가이드들은 듣기 거북할 정도로 ‘지하상가 매장들의 상품은 질이 좋지 않고 대부분 짝퉁이니 구입하지 말라’는 말까지 한다”며 “이는 여행사와 연결된 다른 매장(중국자본 매장)으로 유도해 가기 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여기에 차이나머니가 제주 섬을 삼키고 있다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2007년 첫 중국인 투자 이후 6년 만에 약100배 넓이에 해당하는 제주 땅에 중국 ‘오성홍기’가 꽂혔다. 최근에는 신제주지역 상가를 중심으로 중국자본이 몰리며, 임대료가 폭등하는 등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이 바오젠거리이다. 바오젠거리에서 영업 중인 기존 상인들이 크게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영업을 포기하거나, 심지어 일부 건물주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상가 임차인들과의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등 기존 상인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시장의 양적 성장은 이뤄졌지만, 질적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한 이에 대한 피해는 더 심각해 질 것”이라며 “저가 패키지 관광보다 개별 관광객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외국인 시장을 다변화 할 방안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