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눈병 급증···새 학기 ‘비상’

각결막염 환자 빈도, 전국 평균 웃돌아
전염성 강해 가족 전체 발병 우려 높아

2013-08-29     김동은 기자
초등학교에 2학년 딸 아이를 둔 주부 김유미(39·여)씨는 최근 눈을 자주 비비는 아이를 보고는 안약을 넣어줬다. 그런데 안약을 넣은 뒤에도 아이는 계속해서 눈을 비볐고, 급기야 양쪽 눈이 뻘겋게 충혈됐다. 뒤늦게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더니 진단 결과 유행성 각결막염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아이가 눈이 따갑고 갑갑하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안약을 넣어줬다”며 “휴가를 다녀온 후부터 아이가 눈병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경훈(30)씨 역시 며칠 전 유행성 각결막염에 걸렸다. 평소 손을 잘 씻는 등 개인위생에 철저하다 보니 눈병에 걸릴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전염성이 강한 탓에 가족 모두가 눈병에 걸려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새 학기를 맞아 유행성 눈병 주의보가 내려졌다. 특히 제주의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 수가 8월 중순부터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의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 발생 빈도는 7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전국 평균을 밑돌았으나 33주(8월11~17일)를 기점으로 전국 평균을 넘어섰다. 이 기간 환자 수는 24.5명으로, 전국 평균인 20.2명보다 4.3명 더 많았다.

여름철에 집중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며, 감염 뒤 일주일 전후를 지나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될 경우 눈이 충혈되고 눈물이나 눈곱이 많이 분비된다. 또 껄끄러운 이물감, 눈부심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증상이 호전되다가도 각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시력이 떨어지기도 하며, 어린 아이의 경우 눈물길이 막히면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쉽게 전염되기 때문에 가족 중 한 명에게 증상이 나타났다면 전체에 옮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새 학기를 맞아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등 단체생활 시설에서 눈병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써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눈 충혈 또는 이물감 등이 있을 경우 손으로 비비거나 만지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