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경기회복 발목잡네"
대출금 회수 용이한 가계대출 비중 높여
도내 예금은행들이 기업대출보다는 대출금 회수가 용이한 가계대출로 자금을 운용함으로써 경기 활성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은행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금융기관의 대출 동향 및 시사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도내 은행의 대출금잔액은 4조586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892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02년 23.2%, 2003년 13.8%에 비해서 대폭 감소한 것으로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데다 은행들도 위험회피 차원에서 기업대출을 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12월말 현재 기업대출 잔액은 2조636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789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9.5%(1687억원) 증가한 1조9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이 신용도가 낮고 담보제공 능력이 미약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보다는 부동산 담보대출 등 대출금 회수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계대출에 치중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전체 은행 대출금에 대한 기업대출 비중은 2003년 60.4%에서 2004년 57.5%로 2.9%포인트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은행 기업대출이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장기 시설자금 대출보다는 영업자금 확보를 위한 단기 운전자금 대출에 주력, 기업들의 생산활동 활성화를 유도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운전자금 대출금잔액은 3조8489억원으로 전년 말 3조7414억원에 비해 2.9%(1075억원) 증가했으나 시설자금 대출금은 2.4%(183억원) 감소한 737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도내 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은행들이 가계부문에 대한 대출 확대보다는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역 중소기업에 자금지원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담보 위주의 신용평가보다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지표 등이 높이 평가되는 ‘선진신용평가시스템’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