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의 메밀과 제주메밀(손종헌)
2013-08-26 제주매일
더욱이 최근에는 ‘일반메밀’에서 얻어지는 것에 비해 루틴함량이 100배가 많은 ‘쓴메밀’이 고혈압, 당뇨, 치매예방 등 차세대 기능성 소재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있어 제주에서도 농가들이 재배에 몰두하고 있다.
이러한 메밀의 생산의 대부분을 제주도가 차지하고 있다. 메밀 생산량 전국 1위를 달성한지도 수년이 지났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총 생산량 2512톤 중 제주가 1199톤으로 47.7%를 차지했다.
심지어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으로 유명한 강원 평창의 봉평 마을에서 활용되는 메밀의 60~70%가 제주산이라 한다. 매년 9월 ‘효석 문화제’가 열리는 이곳에서 소비되는 막국수, 막걸리, 모주, 총떡, 심지어 메밀 갈비탕 등 관람객들의 입을 즐겁게 할 주류와 음식들이 대부분 제주산 메밀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하는가? 아이러니 하지 아니한가?
사실 제주와 메밀은 인연이 깊다. 예로부터 메밀과 관련된 사랑과 농경의 신 자청비 신화가 있고 척박한 땅이나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메밀의 특성 때문에 제주에서 널리 재배됐던 작물이다. 또한 제주는 한라산 정기를 받은 하얀 메밀꽃밭을 1년에 2번 이상 볼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한때 우리 제주는 한라산 철쭉제, 유채꽃 축제 등을 통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꽃 축제들은 탄력을 잃고 있다. 농가들이 쉽게 재배할 수 있고 몸에도 좋으며 높은 소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작물인 메밀을 제주화 하는 것은 어떨까? 제주메밀이 상품 및 축제 등을 통해 브랜드가 된다면 1차, 2차, 3차 산업을 아우르는 제주의 신 성장 동력 사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메밀 집산지인 제주가 생산만 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그 흔한 가공공장이 없다는 것은 물론 제주 메밀의 현상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현실이 부끄러울 뿐이다.
최근 제주의 M 영농조합법인이 메밀에 대한 종자개량 및 생산 재배에 여념이 없다한다. 목표는 ‘하얀 꽃이 만발하는 제주메밀아일랜드’라고 한다. 힘내라고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손종헌(NH농협이도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