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름은 이렇게 지어진다(김이택)

2013-08-22     제주매일

요즘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제주도가 타들어 가고 있다. 이제는 거꾸로 태풍이라도 왔으면 많은 도민들이 바라고 있다. 태풍, 말이 나왔듯이 태풍이름은 누가? 어떻게 지어질까? 궁금해 하는 도민들이 많을 것이다. 여름철부터 초가을 사이에 몇차례 우리나라를 관통하는게 태풍인데...먼저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건 1953년 호주의 기상 예보관들 이었다고 한다. 그땐 자기들이 싫어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썼고 공식적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던 2차 세계대전 후에는 미국 해군?공군 예보관들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1999년까지만 해도 태풍에는 세계기상기구(WMO)규정에 따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지역특별기상센터에서 1999년 제7호 태풍을 뜻하는 “9907”과 같은 번호만 공식적으로 부여돼 왔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태풍합동 경보센터(JTWC)"는 태풍구분을 쉽게 하기 위해 편의적으로 영문이름을 붙여왔다. 따라서 그동안 태풍의 이름은 괌에 있는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남성과 여성의 이름으로 미리 정해놓은 것을 썼다. 영문 알파벳 순서대로 작성된 태풍이름표가 있는데 78년 이전에는 여성이름만 사용했지만 남녀차별이란 여성운동가들의 주장에 따라 남녀이름을 골고루 썼다. 피해가 컸던 태풍이름은 다시 쓰지 않는다. 이렇게 1978년까지 태풍이름에 여자이름을 붙이다가 그 이후부터 남자, 여자이름을 번갈아 사용했지만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아시아 14개국(미국포함)의 고유한 이름으로 변경해 시용해오고 있다. 태풍이름은 14개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가 각조 28개씩 5개조로 구성돼 있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사용한다. 140개를 전부 쓰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하는데 1년에 태풍이 약 30개쯤 발생하니까 140개 이름이 다 쓰일려면 약 4~5년 걸린다. 다시말하면 4~5년마다 같은 이름의 태풍이 찾아온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수달, 노루, 제비 등의 이름을 제출했고, 북한에서도 기러기 등 10개의 이름을 제출해서 한글이름 태풍이 많아졌다. 2013년 올해에는 1호 소나무(북한)을 비롯해서 13호 페바, 14호 콩레이, 다음은 위투(중국), 도라지(북한), 마니(홍콩), 우사기(일본), 파북(라오스) 이런 순으로 이어진다. 와야할 태풍들이 오지 않고 있다. 위에 열거된 태풍중 하나라도 이달안에 왔으면 좋겠다.


김이택(제주시 안전총괄과 안전기획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