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로 떠오른 멸종위기 바다거북 잇따라

보전·관리 ‘해양생물 종보전센터’ 유치 난항
“연구조사 등 이뤄지지 않아 보호대책 절실”

2013-08-18     김동은 기자
최근 제주 연안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이 죽은 채 발견되거나 남방큰돌고래가 그물에 걸리는 횟수가 늘고 있어 멸종위기종에 대한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후 6시20분께 제주시 함덕서우봉해변 앞 20m 해상에서 붉은바다거북 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이 붉은바다거북은 길이 87.5cm, 폭 85.2cm, 무게 약 60kg에 연령은 70~80년생 수컷으로 죽은 지 15일 이상 지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포획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7일 오후 2시30분께에는 제주항 6부두 앞 1m 해상에서 푸른바다거북 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또 7월 31일에는 제주시 애월읍 한담포구 인근 해상에서 푸른바다거북 사체 1마리가 발견됐으며, 이틀 전인 7월 29일에도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목지어장 부근 해안에서 푸른바다거북의 사체가 발견된 바 있다.

푸른바다거북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다거북 4종(푸른바다거북·붉은바다거북·매부리바다거북·장수거북) 중 한 종이다.

특히 남획과 서식지 파괴, 생태계 오염 등으로 멸종위기에 놓이면서 국제협약은 물론 국내법으로도 보호받고 있는 멸종위기 해양생물이기도 하다.

푸른바다거북은 노화로 자연사에 이르기도 하지만 바다에 있는 비닐을 해파리로 오인해 먹었다가 기도가 막혀 죽기도 한다.

여기에 어민들이 쳐놓은 정치망 그물에 남방큰돌고래가 걸리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17일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동쪽 약 700m 해상 그물에 걸려 있던 남방큰돌고래 1마리가 해경에 의해 방류되는가 하면 지난 10일에는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앞 해상 그물에 남방큰돌고래가 걸렸다가 사흘 만에 바다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처럼 바다거북의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거나 남방큰돌고래가 그물에 걸리는 횟수가 늘고 있지만 별도의 보호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더구나 바다거북과 남방큰돌고래 등 보호대상 해양생물의 종보전관리와 복원을 위해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해양생물 종보전센터’ 유치 또한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생물 종보전센터가 들어설 경우 제주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보존·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국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유치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한 시민환경단체 관계자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해양생물이 제주 연안에서 수난을 겪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정밀한 연구조사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때문에 체계적인 보호 대책 마련은 물론 해양생물 종보전센터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