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5경기 연속 무승 제주, FA컵선 웃을 수 있을까

내일 홈에서 인천과 FA 8강전...박경훈 “다시 상승세 이끌 것”

2013-08-06     박민호 기자


여름만 되면 정신을 못 차리는 제주유나이티드가 FA컵 8강전에서 상승세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아 박경훈 감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리그 5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을 겪고 있는 제주가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2013 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인천과 격돌한다. 여름만 되면 힘을 못 쓰는 제주입장에선 그리 반가운 손님은 아니다.

지난 3일 제주는 홈에서 치러진 전남과의 정규리그 21라운드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지난달 13일 수원전 이후 5경기(2무 3패)째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는 부진에 늪에 빠진 제주. 순위도 떨어져 이날 경남을 5-1로 대파한 부산(승점 31점)에 7위 자리까지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시즌 초 2~3위권을 유지하던 제주의 모습을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었다.

제주의 이런 모습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11년과 지난해에도 시즌초반 반짝 상위권을 유지한 뒤 7~8월 부진을 겪어 상위도 재도약에 실패, 중위권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서 FA컵 우승을 노리는 박경훈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단단한 수비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유기적인 패스를 통해 상대를 공격하는 이른바 원샷 원킬의 ‘방울뱀축구’를 구사하는 박경훈식 축구스타일은 제주의 강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걸출한 스타선수 없이 전체적인 조직력은 바탕으로 한 이 같은 형태의 팀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팀을 구성하는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갈 때 그 능력은 배가 되지만 한두 명의 선수가 삐걱거린다면 그 팀의 원동력은 사라지는 것이다.

전남전 종료 후 박경훈 감독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언급했다.   

박경훈 감독은 “폭염 속에 강행군이다. 이럴 때일수록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한 두 명의 선수가 뛰지 않으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깨진다”면서 “여름만 되면 성적이 나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를 잘 해서 남은 경기를 잘 치르겠다”고 전했다.

무더위 속에 조직력이 주춤하면서 득점력 또한 떨어지고 있다. 지난 5경기에서 단 2득점에 그친 제주. 단단한 조직력을 자랑하던 제주의 수비는 이 기간 무려 8골이나 내줬다.

지난 10일 FA컵 16강전에서 수원을 잡은 제주. 하지만 8강 상대는 지난달 21일 상대 골키퍼 권정혁에 사상 첫 인필드 골과 역대 최장거리(85m) 골을 선사한 인천이다. 설기현, 이천수, 김남일 등 2002월드컵 영웅들과 젊고 패기있는 선수들이 포진한 인천은 그리 만만한 팀이 아니다. 지난 경기에서 애매한 판정으로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인천 역시 이번 원정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어 제주 입장에선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홈에서 열리는 것을 다행이지만 앞선 두 번의 홈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다는 것 역시 제주입장에서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7일 인천과의 FA컵 8강전을 앞두고 있는 박경훈 감독은 “그동안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을 활용해 FA컵에서 상승세를 다시 이끌어 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