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앞에서 - 김광수

2013-07-31     제주매일

제주의 장마 기간에는 마른장마로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폭염에다 가뭄까지 극심하다. 생활 불편은 말할 것도 없고 막심한 농작물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이번 장마는 예년과는 달리 중부지방 쪽에만 오래 머문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엄청나게 폭우가 쏟아졌다. 그런 반면 남부지방에는 장맛비가 없는 폭염으로 한반도의 날씨는 극과 극인 현상을 보였다.
마른장마로 폭염과 가뭄이 극심한 제주지방에는 하루 빨리 비가 내려주길 갈망하고 있었다. 다행히 26일 오전에 구좌지역에 20mm, 제주 지역에 11.4mm 의 단비가 내렸다. 성산지역에는 3.6mm에 그쳤고 그 외 다른 지역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실망만 안겨 주었으니 매우 안타깝다. 제발 하루 빨리 비다운 비가 제주도 전 지역에 흡족히 내려 목 타는 대지에 물을 흠뻑 먹여주었으면 한다.
 전국 지역별로 물 폭탄과 폭염으로 고통을 겪는 가운데 대서 중복은 지나 지금은 말복을 향해 가고 있다. 10여 일간 제주의 북부와 서부지역에 내려졌던 폭염주의보도 25일 31.8℃를 보이며 한풀 꺾여 해제됐다. 그러나 올 여름은 장마와 더위 기간이 길어질 걸로 내다보고 있으니 앞으로도 찜통더위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을 이겨내기 위해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이용한다. 부채를 이용하거나 나무 그늘도 찾는다. 산이나 바다를 찾는다. 그러나 그렇게 쉬운 일 만은 아니다. 전기절약 취지에 동참해야 한다. 산이나 바다를 찾는 것도 각자 사정과 형편에 따라 다르다. 
 나는 주로 선풍기를 이용하면서 폭염을 이겨내고 있다.
 과거에도 이런 여름날의 폭염은 많이 견디어냈다. 잊고 지냈을 뿐이다. 사람에게는 어떤 어려움에 처해도 그 환경에 적응하며 살 수 있어지는 그 무엇인가 있는 것 같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 앞에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잘 헤쳐 나간다. 추위도 더위도 강한 정신력으로 극복한다.   
 여기에는 편식 없는 고른 식사와 적당한 운동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도 한 몫 하고 있다.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해 폭서 피해가 없도록 신경 쓰며 무난한 여름이길 바라고 있으나 요즘 폭염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니 유념하고 명심해야겠다.
 제주도에 의하면 지난 7월 2일부터 21일까지 도내에서 폭염으로 병원을 찾은 온열환자는 22명이라고 한다. 야외활동을 자제하거나 불가피하게 실외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주의사항을 참고로 하여 일사병과 열사병 예방에 각별한 노력이 요망된다 하겠다.
 7월 22일 자 제주매일 보도에 따르면 서귀포시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사랑의 선풍기를 전달하고 있으며 7월 19일 현재 264대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 소식은 폭염의 열기를 식게 하는 산뜻한 청량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반가운 다른 소식 하나는 제주지방 해수욕장에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작년 보다 해수욕객이 35%이상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른장마가 계속되었고 연일 30℃가 넘는 폭염과 열대야로 찜통지역이 되어버린 제주에서 그래도 해수욕장을 찾아 피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제주바다는 사람들에게 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주면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폭염을 슬기롭게 이겨내어 맑은 가을하늘을 맞게 되길 기원한다. 

 

김광수 시인. 전 초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