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우산고로쇠를 심자(강하영)
제주도 산림정책이 기후변화와 경제가치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5월 9일자 <동아일보>에서 “알레르기를 유발하여 애물단지로 변한 삼나무를 연차적으로 없애나갈 계획”이라며 “삼나무를 베어낸 자리에 황칠나무 고로쇠나무 등 경제가치가 높은 수종을 심도록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와 경제가치 모두를 충족시키는 나무는 없는 것일까. 추천할만한 나무가 있다. 우산고로쇠가 바로 그것이다. 우산고로쇠는 다른 고로쇠나무보다 생장이 빠르고 왕성하여 탄소흡수원으로 적격이다. 인삼향기 성분(pyrazine)을 지닌 수액은 선호도가 높고 생산량도 많아 경제적 가치 또한 매우 크다. 제주도의 해양성 기후는 우산고로쇠가 생육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 될 것이다.
우산고로쇠는 여러 가지 특장점을 갖춘 나무로 평가되고 있다. 첫째, 우리나라 특산 수종으로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울릉도에만 자생하며, 둘째, 고로쇠나무보다 생장이 빠르고 왕성하여 저탄소 녹색성장 브랜드 수종으로 적합하다. 셋째, 수액생산량이 많아 수익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특유의 인삼향을 지닌 상업적 가치가 높은 세계 유일의 수액이다. 넷째, 단풍이 아름다워 관광풍치용 경관수로 적합하다. 다섯째, 맹아력 내한성 집단성이 강하고 바닷가에서도 잘 자란다는 등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산고로쇠는 생장이 빨라 심은 후 6년째부터 수액채취가 가능하다. 1000그루를 심어 60년간 채취할 경우 평균 매년 4000여만 원의 순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심은 후 12년이 되면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고 23년이 되면 60년간 투자한 자본을 전액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하층식물로 제주특산 기능성 산약초를 도입하여 복합경영을 추진할 경우 경제적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우산고로쇠는 분명 농산촌의 새희망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더 나은 환경을 가진 제주도에서 우산고로쇠가 활짝 꽃피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강하영 농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