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직원 기지로 보이스피싱 예방 '눈길'
2013-07-22 진기철 기자
우체국 직원들이 재치를 발휘해 80대 노인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 화제다.
22일 도남우체국(국장 강순금)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80대 초반의 박모씨에게 ‘전화요금이 연체돼서 정지 해야겠다’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
박씨는 전화를 받고 곧바로 도남우체국을 찾아 금융창구에 있는 이복희 주무관에게 폰뱅킹(이체한도 2000만원)과 무통장거래를 신청했다.
이복희씨는 평소 우체국을 자주 찾던 박씨가 갑자기 폰뱅킹과 무통장거래를 신청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물었지만 박씨는 다급한 기색을 보이며 “그냥 빨리 만들어 달라”고만 재촉했다.
박씨의 모습을 이상하게 느낀 강순금 국장이 재차 박씨의 통화내용을 확인, 이 주무관에게 우체국 통장 거래내역을 조회토록 해 전화요금이 연체된 사실이 없음을 파악하고 박씨에게 안내했다.
그런데 박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로 다시 “결과를 알려달라”는 사기범의 요청이 이어졌다.
이에 박씨는 “눈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아 우체국 직원에게 부탁해서 만들고 있다”고 답하자 “우체국 직원을 어떻게 믿고 부탁하느냐, 다른 금융기관으로 가서 다시 신청하라”며 강요하기까지 했다.
이 주무관은 사기범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번호가 없는 번호임을 박씨에게 확인시켜주며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아냈다.
강순금 국장은 “금융기관을 사칭해 송금을 유도하는 등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여전히 많다”며 “의심되는 전화를 받았을 경우 거래 전 꼭 직원에게 문의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