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비용, 소비자 큰 부담

감귤 유통비용 판매가의 52.3%

2005-03-11     한경훈 기자

감귤 등 제주산 농산물의 유통비용이 최종 상품가격의 절반을 상회, 농산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소비자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노지감귤(kg당) 평균 소비자가격 1777원 중 유통비용은 931원으로 52.3%를 차지했다.
소비자들이 감귤을 구입할 때 구입가격의 절반 이상을 유통비용으로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감귤 유통단계상의 이윤(10.8%)을 제외한 순수 유통비용은 전체 판매가의 41.5%로 농가수취가(47.7%)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소모성 물류비용 저감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근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해 농가수취율이 유통비용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기준 제주산 당근(1kg) 평균 소비자가격 1906원에서 유통비용은 1318원(69.1%)로 농가수취가 588원(30.9%)보다 2.24배 높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이다.
유통형태별로는 산지유통인(중간상인)을 거치는 경우가 유통비용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귤을 서귀포에서 서울로 운송할 경우 최종 소비자가 1800원 중 산지유통인을 거쳐 출하시 유통비용비율은 55.6%(1000원)로 도매시장 상장시 51%(919원)보다는 4.6%포인트 높았다. 특히 직거래시 판매가는 1690원으로 6% 낮아지고 유통비용비율도 32.7%로 대폭 떨어졌다.

당근(북제주군→서울)의 유통비용도 산지유통인을 경유하면 소비자가의 71.9%에 달했으나 도매시장 경유시는 62.1%, 직거래시는 38.1%로 낮아졌다.
한편 정부는 농산물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올해 11월말까지 생산자와 민간물류전문가, 관계부처 공무원으로 구성된 농산물물류혁신위원회를 구성,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물류비용 중에서도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포장비를 비롯해 보관비, 물류관리비 등은 비용 절감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운송비, 하역비, 감모.청소비 등 3대 소모성 물류비를 줄여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