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와 자원봉사(고태언)

2013-07-16     제주매일


  우리나라도 노인인구증가와 더불어 은퇴 노인의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 우리사회에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수치다. 이를 대비해 은퇴자가 될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자리, 연금, 사회공헌 등 수많은 핵심 이슈들이 논의되고 있다. 이런 활동 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사회공헌 활동이다.

  은퇴자들은 사회활동이 필요하고 사회도 은퇴자들의 활동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은퇴자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점차 증가추세에 있는 것은 그들이 제2의 인생을 꾸리는데 있어 이타적 활동을 통한 보람, 자긍심, 성취감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으로 충족될 수 없는 인생의 쾌감을 사회공헌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제적 사정이 뒷받침된 가운데 시간과 건강이 따라만 준다면, 은퇴자들도 사회공헌에 적극 참여해야한다. 자원봉사를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전에 느끼지 못했던 정신적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은퇴자들은 자원봉사에 대해 겸연쩍어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순수하게 남을 돕는 행위가 낯선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한 번의 참여가 중요하다. 일단 참여하며 돈을 내고서라도 사회공헌 활동에 뛰어들게 된다.

  TV에서는 연일 베이비부머와 노년층의 문제를 다루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홀대 받는 것이 은퇴자 문제이다. 대한민국 전반에 은퇴자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은 것이 현실이다. 노년층을 외면한 현실 때문에 점차 은퇴자의 소외감은 팽배해질 것이다.

  이에 은퇴자들이 소외감보다 성취감을 느낄수 있는 자원봉사 일감이 있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각종 전문분야에서 경력과 전문기술을 쌓은 그들에게 단순 노동일감을 쥐어주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전문가의 국한된 일감뿐만 아니라, 은퇴자들의 적성과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장기적이고, 다양한 일감의 개발과 확장이 시급하다.

  지금은 노년층에 대한 사회의 관심 필요한 시기이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사회공헌의 가치를 체득해야 한다.

  사회는 단순히 베이비부머 세대에만 집중하지만 이미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진행됐고, 2차 베이비부머 등 계속된 은퇴자들이 생겨날 것이다. 특히 70년대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때는 세대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은퇴자들이 설 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 유년시절부터 도덕과 사회공헌에 대한 교육이 꼭 필요하다. 지금의 은퇴자와 베이비부머세대들은 사회공헌에 대한 관념을 성인이 돼서야 배운 세대들이다. 이처럼 후천적으로 습득했기 때문에 자원봉사에 대한 접근이 서투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년시절 학교와 가정에서 몸으로 사회공헌의 가치를 체득하는 시간이 쌓인다면 향후 은퇴자들이 더 늘어났을 때, 더 아름다운 세상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센터 사무처장 고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