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질서 확립은 작은 무질서 추방에서부터...(오승익)
여름철을 맞아 국내외 관광객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각종 기초질서 위반으로 인한 무질서 행위가 제주 사회의 또 다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기초질서는 말 그대로 사람이 기초적으로 지켜야 할 질서를 뜻한다.
담배꽁초·오물투기, 노상방뇨, 화장실에서의 새치기, 지나친 술주정, 음주소란 행위, 무단횡단, 교차로 꼬리물기 등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조그만 구멍 하나가 둑을 무너뜨리고 깨진 유리창 하나를 그냥 방치하면 그 유리창을 중심으로 수많은 유리창이 다 깨진다는 ‘깨어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 처럼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무질서 행위를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깨어진 유리창 이론’ 과 거의 흡사한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하인리히 법칙은 하나의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법칙으로, 1:29:300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즉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라는 것으로,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뇌졸중(腦卒中)이다. 심지어 갑자기 찾아온다고 해서 졸(卒)자가 들어간 뇌졸중도 발병전에 여러 가지 전조(前兆, 미리 나타나 보이는 조짐)가 나타난다고 한다.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거나 물체가 두개로 보이는 현상들이 뇌졸중을 예고하는 전조이다.
이러한 전조가 있을 때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다면 완치에 가까운 회복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모든 세상 이치에는 필연의 법칙, 다시 말하면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려 무감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각종 무질서 행위, 경미한 범죄를 용인하고 그대로 방치한다면 결국 큰 범죄로 이어지고 사소한 교통법규위반을 그대로 묵인한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비록 미약한 힘이지만 네델란드의 한 소년이 작은 한 팔로 둑의 붕괴를 막아 수많은 생명을 구했듯 우리 경찰과 도민 모두가 작은 힘 하나하나를 보태어 사소한 무질서 행위부터 없애 나간다면 머지않아 세계 1위의 관광지, 세계 1위의 준법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서귀포경찰서 경무계장 경위 오 승 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