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20 월드컵 ‘8강’ 진출

우승후보 콜롬비아에 승부차기 승

2013-07-04     박민호 기자

숨막히는 혈투였다. 그 혈투의 승자는 바로 대한민국 U-20 대표팀이었다.

U-20 대표팀은 4일 오전(한국시간) 터키 트라브존에 위치한 후세인 아브니 아케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터키 2013’ 콜롬비아 U-20 대표팀과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반 16분 송주훈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U-20 대표팀은 후반까지 굳건한 협력 수비로 콜롬비아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그러나 후반 종료 30초 전 상대에게 프리킥 동점골을 내주며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나섰고 아홉 명의 키커가 나서는 대혈투 끝에 우리 U-20 대표팀이 웃었다.

이로써 U-20 대표팀은 2009년 이집트 대회 이후 4년 만에 다시 한 번 세계 8강 무대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오는 8일에 열리는 8강전 상대는 지난해 AFC U-19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만났던 이라크다. 당시 U-20 대표팀은 이라크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월드컵 4강 신화 재현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이유다.

U-20 대표팀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개인기가 뛰어난 콜롬비아를 상대로 자신감을 얻기 위해 좁은 지역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U-20 대표팀의 전방 압박이 워낙 거셌던 탓에 콜롬비아는 주로 하프라인 밑에서만 공격 작업을 펼쳤다.

선제골도 우리 U-20 대표팀의 몫이었다. 전반 16분 상대 진영 페널티 박스 왼쪽 모서리 바깥 부근에서 올린 김선우의 프리킥이 볼 경합 도중 앞으로 흘러나왔고 이를 송주훈이 골문을 등지고 돌아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콜롬비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다급해진 콜롬비아는 후안 퀸테로와 혼 코르도바를 앞세워 공세를 펼쳤다. 실점 이후 두 차례의 위협적인 슈팅이 있었지만 이창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U-20 대표팀은 콜롬비아에 근접한 수비를 펼치면서 상대의 공격을 원천 차단, 상대 공세를 막아냈다.

전반 후반으로 갈수록 U-20 대표팀의 협력 수비가 돋보였다. 전반 중반 이후 콜롬비아가 공격 기회를 조금 더 가져갔지만 상대가 공을 가졌을 때 U-20 대표팀은 침착한 협력 수비로 흐름까지 주지는 않았다.

전반 39분 콜롬비아는 아린손 모히카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아크써클로 밀어준 패스를 후안 퀸테로가 골문 앞에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 맞고 나왔다. 이번에도 집중력이 살아났다. 전반전은 U-20 대표팀의 1-0 리드로 끝났다.

U-20 대표팀은 후반 7분에 다시 한 번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강상우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현이 골문 앞에서 가슴으로 안은 뒤 시저스킥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왼쪽으로 빗나갔다. 골로 만들어지지는 못했지만 과정이 워낙 좋았다. 후반 9분에는 혼 코르도바의 슈팅을 이창근 골키퍼가 막아내기도 했다.

후반 30분까지의 흐름은 분명 우리 U-20 대표팀의 몫이었다. 특히 왼쪽 측면의 한성규와 최전방 김현의 호흡이 매우 견고했다. 콜롬비아는 간간히 몇 차례의 위협적인 플레이를 펼쳤지만 U-20 대표팀의 단단한 협력수비로 공격의 활로가 막히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U-20 대표팀은 막판 콜롬비아의 피지컬에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콜롬비아는 후반 43분 데이비 발란타의 크로스성 슈팅이 골대 바깥쪽을 맞고 나오기도 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후안 퀸테로의 슈팅을 이창근 골키퍼가 슈퍼 세이브로 막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막판 30초를 버티지 못했다. 후반 종료 직전 프리킥 상황에서 후안 퀸테로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경기는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마침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선축은 우리 U-20 대표팀이었다.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우주성이 골을 성공시켰다. 콜롬비아의 첫 번째 키커로 나선 후안 퀸테로도 골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두 번째 키커로 나선 송주훈이 슈팅이 위로 크게 벗어났다. 반면 콜롬비아 두 번째 키커인 크리스티안 보니야 골키퍼는 성공했다.

세 번째 키커인 김선우가 성공했지만 콜롬비아 펠리페 아길라르가 실패하면서 균형이 맞춰졌다. 네 번째 키커인 심상민과 미겔 보르하, 다섯 번째 키커인 연제민과 세바스티안 페레스, 여섯 번째 키커인 강상우와 브라얀 페레아도 잇따라 골을 넣으면서 균형이 유지됐다. 두 팀의 일곱 번째, 여덟 번째 키커도 골망을 흔들었다.

승부는 아홉 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우리 키커로 나선 이광훈이 골을 성공시킨 반면 콜롬비아 아홉 번째 키커로 나선 데이비 발란타가 실축했다. U-20 대표팀이 4년 만에 8강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