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양극화 ‘제주관광’에 악재

고소득층 해외관광수요 대체로 관련사업 위축 전망
한은제주본부, “소득계층별 관광수요 진작 방안 필요”

2013-07-03     한경훈 기자
우리나라 소득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제주관광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기존 국내관광 수요가 해외관광으로 대체되면서 관련산업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돼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박성준)는 3일 발표한 조사연구자료(2013-2호) ‘소득양극화가 제주관광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과제’를 통해 “최근 국내 관광수요 위축은 가구소득 증가세 둔화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나, 소득불평등 심화에 따른 관광소비 양극화도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제주본부는 “저소득층의 경우 적자가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아 관광 등 문화생활 향유 여건이 위축된 반면 고소득가구의 경우 국내여행보다는 해외여행을 선호할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본부는 “영국을 대상으로 사례 분석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영국의 해외노선 이용객수는 2005~2011년 중 연평균 2.5% 증가한 반면 국내노선의 경우 연평균 7.5% 감소했다. 특히 고소득 관광객의 해외관광은 같은 기간 연평균 3.5% 증가, 전체 해외여행 관광광객수 증가율을 상회했다. 영국의 경우 2009년 이후 소득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급격히 상승하는 등 소득분배구조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주의 경우 국내 다른 지역에 비해 고소득 관광객 비중이 높아 소득양극화에 따른 국내관광과 해외관광 간 대체가 현실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더 큰 관광산업 위축이 발생할 것으로 제주본부는 예상했다. 2012년 기준 제주의 가구소득 월 400만원 이상인 관광객 비중은 52.2%로 울산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제주본부는 “소득양극화가 심화될 때 예상되는 제주관광 위축에 대응, 소득계층별·국적별로 차별화된 관광수요 진작 방안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정주형 관광’ 여건 개선과 함께 관광 인프라 확충, 국내․외 항공노선 확대 등 접근성 제고,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 및 홍보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